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 리일환 당비서의 대회보고 도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다시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 외신이 “우는 모습이 공개된 몇 안되는 세계 독재자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김 위원장이 최근 관영 언론을 통해 방영된 연설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김 위원장이 주민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여러 사례 중 하나”라고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이달 3일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 리일환 노동당 비서의 대회 보고를 듣던 김 위원장이 눈물을 보이며 손수건으로 이를 닦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세계적으로 독재자가 피지배자 앞에서 눈물을 보인 사례가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과거 독재자 중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비공개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릴 듯한 모습을 보였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선에 도전한 2012년 3월 대선 투표 직후 지지자 집회에서눈물을 보인 바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020년 10월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연설 중 울먹이는 모습을 방송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조선중앙TV가 2014년 12월 6일 방영한 기록영화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4년 11월 19일 북한군 제567부대 산하 18호 수산사업소를 방문해 예술소조원들의 공연을 보는 모습이 담겼다. 조선중앙TV
2011년 12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을 참배하며 또 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편, 비즈니스 인사이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이같이 공개 석상에서 눈물을 보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보였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018년 김 위원장이 북한 사정에 밝은 탈북자들 사례를 인용하며 노동당 고위 간부들 앞에서 “북한의 허약한 경제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의 무능력을 한탄하고 눈물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은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열린 열병식 연설에서 “나라를 위한 자신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며 눈물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