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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장남 조문 박지만 “못챙겨드려 죄송”… 측근 정진석 “총재님이 가슴 아파하실듯”

입력 | 2023-12-12 03:00:00

DJ 차남 김홍업 등 조화 보내



11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장남 김진 운정장학회 이사장의 빈소.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과테말라에서 직접 만든 타코를 한국으로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몰랐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마련된 고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장남 김진 운정장학회 이사장(62) 빈소에서 만난 부인 리디아 김 씨는 11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 같은 심경을 전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 유타주립대 유학 시절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과테말라 국적인 부인을 만나 결혼했고 2남 1녀를 뒀다.

유족과 지인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뇌중풍(뇌졸중)을 겪는 등 지병이 있었지만 숨진 채 발견되기 사흘 전(1일)까지도 지인을 만났다고 한다. 평소 김 이사장과 가까운 대학 후배가 이날 도가니탕, 치즈 등을 챙겨 김 이사장의 자택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과테말라에 체류 중이던 리디아 씨가 3일 “김 이사장과 연결이 안 된다”며 지인들에게 김 이사장이 잘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고, 마지막으로 자택을 방문했던 후배가 4일 오후 뇌출혈로 숨진 김 전 이사장을 발견했다고 한다.

빈소가 마련되기까지 일주일가량 걸린 건 유족들의 한국행이 늦어졌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 유족은 “리디아 씨는 어머니가 위독해 과테말라에 머물던 상황이라 금방 떠나기 쉽지 않았다”며 “항공편 예약에도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11일에는 리디아 씨와 김 이사장의 친누나 예리 씨 등 유족들이 빈소를 지킨 가운데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 EG 대표이사 회장(65)은 이날 오전 8시경 빈소를 방문해 “생전에 챙겨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애도했다. 박 회장은 JP의 부인 고 박영옥 여사와 사촌지간이다. 박 회장의 누나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9)도 빈소를 찾았다. 전날(10일)에는 JP의 핵심 측근이었던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오후 8시 반경 빈소를 찾아 “총재님(JP)이 가슴 아파하실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빈소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아태평화센터 이사장,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 등이 보낸 근조 화환 수십 개도 늘어섰다.

김 이사장은 올 6월 “(죽으면) 자녀들 곁에 돌아가고 싶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일 오전 6시 반경 발인을 마치면 경기 성남시 성남영생원에서 화장하고, 리디아 씨가 자녀들이 지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유골함을 가져가 그곳에서 현지 장례식을 다시 치를 예정이라고 한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