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20] 野, 이달내 선거방식 확정 방침 與향해 “위성정당 방지법 논의” 압박 일부 “병립형 위한 명분 쌓기” 지적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전제로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민주당으로선) 병립형 논의도 옵션의 하나다”라고 말했다. 여야가 내년 총선을 120일 앞두고 선거제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열어 ‘위성정당 방지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끝내 반대할 경우 민주당도 위성정당 방지법 등 선거법은 수적 우위로 강행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2016년 20대 총선까지 시행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달 안에 내년 4월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정개특위 제2법안심사소위원회를 13일 열어줄 것을 법안소위 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에게 요구했다. 지난달 28일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해 위성정당 방지법을 처리하자는 것. 민주당은 김 의원이 13일 법안소위를 열지 않으면 14일 전체회의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정개특위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남인순 의원이다.
국민의힘은 병립형 선거제로 회귀하면 위성정당은 자연스레 막을 수 있는데 굳이 왜 위성정당 방지법을 따로 논의해야 하냐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도 이미 여러 차례 병립형으로의 회귀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 한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민주당이 총선 전까지 선거법을 강행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현행 위성정당 난립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힘과 협상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가능한 방안이 병립형밖에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당 안팎의 비판을 우려해 병립형으로 회귀하되, 소수 정당 진입을 보장하기 위한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통화에서 “병립형으로 만약에 (회귀)한다고 하면 소수 정당을 배려하는 다른 방안을 추가로 하자는 안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거대 양당이 차지할 수 있는 비례대표 비율을 일정 부분으로 제한해 소수 정당과 원외 정당이 진출할 수 있는 자리를 넓혀주겠다는 취지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