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감 중 실종됐다고 그의 변호인단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CNN,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나발니는 이날 예정돼 있던 법원의 화상 심리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거의 일주일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이날 가디언에 “불행하게도 아직 그의 위치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변호인들이 알렉세이를 보지 못한 지 6일째”라고 말했다.
나발니는 사기 등 혐의로 11년6개월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리고 지난 8월 또 다른 혐의들로 징역 19년을 선고 받았다. 그의 지지자들은 나발니가 정치적 목적으로 부당하게 갇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 집권 중엔 석방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나발니는 2020년 항공기에서 소련 시절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돼 혼수상태에 빠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021년 1월 귀국한 뒤 곧바로 구금됐다. CNN과 유럽 독립언론 벨링캣은 공동 조사에서 러시아 보안국(FSB)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더욱이 나발니는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신들은 나발니의 행방이 묘연해진 시점이 푸틴 대통령의 대선 출마 공식화 직전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조국 영웅의 날’ 기념행사에서 내년 3월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80%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어 당선 가능성이 높다. 이번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6년을 더 집권하게 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