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정호윤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공직기강팀장(왼쪽).
최근까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공직기강팀장으로 근무한 정호윤 전 행정관(44)은 자신의 저서 ‘가짜와의 전쟁’에서 천공에 대해 “어떤 관계가 없음에도 어떻게든 대통령 내외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악의적인 사람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부속실에서 정호성 전 비서관과 함께 근무했던 정 전 팀장은 현 정부 출범 후 용산에 합류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해왔다.
저서에 따르면 정 전 팀장은 천공의 ‘관저 선정 개입’ 의혹에 대해 “천공이 자기가 아니라고만 했으면 일방적 가짜뉴스로 사라졌을 것”이라며 “파악하기로는 천공이 자신의 주변에 마치 자기가 관저 부지에 다녀온 것처럼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저 부지를 보러 갔는데 자신(천공)이 드러날까봐 마스크를 쓰고 차 안에서만 봤다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번은 크게 혼이 나야 할 사람”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이 그간 천공의 관저 개입 의혹을 직접 조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론 천공이 명확히 사실관계를 밝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팀장은 책을 통해 “가짜를 뿌리 뽑은 자리에 진짜 뉴스, 진짜 정책, 진짜 예산을 채우는 진짜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5분 가량의 샘플 목소리만 있으면 어떤 문구로든 특정인의 목소리를 따라 만들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있다”며 “대통령 내외를 접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사기꾼들이 그럴싸하게 이야기하면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도 밝혔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부산 사하을 출마를 준비 중인 정 전 팀장은 16일 오후 3시 부산 사하구청 제2청사에서 ‘가짜와의 전쟁’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국회와 청와대, 대통령실에서 그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정 전 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직후였던 2021년 4월 윤석열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정의를 외친 문재인 정권에서 오히려 공정과 상식에 대한 그 목마름이 더 컸다”며 “‘검찰총장 윤석열’에 투영됐던 그 열망에 제 마음과 똑같은 가치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