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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이낙연, 사쿠라”에…비명 “86 청산 눈감는 우리 부끄러워”

입력 | 2023-12-12 15:03:00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2023.9.24. 뉴스1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신당 창당을 모색 중인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사쿠라’라며 비판하자, 비명(비이재명)계는 김 의원이 과거 철새 행적을 보였다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맞섰다.

12일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쿠라’는 1960~1980년대 정권과 손잡고 일하던 야당 정치인을 ‘프락치’처럼 비하해서 쓰던 용어다.

김 의원은 “정치인 이낙연은 검찰 독재와 치열하게 싸운 적 있나. 과연 싸울 생각은 있나”라며 “민주당 덕으로 평생 꽃길을 걸은 분이 왜 당을 찌르고 흔드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선거 준비에 절박한 당과 동지들의 에너지를 뺏고 선거를 방해하는가. 내일도 신당 얘기를 할 것이라면 오늘 당장 나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CBS 라디오에서도 이 전 대표에 대해 “이 시대의 과제가 뭔지 알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쿠라”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2023.12.6. 뉴스1

김 의원의 ‘사쿠라’ 발언에 대해 당내 비명계에서는 김 의원이 과거 철새 행적을 보였다며 역공에 나섰다. 김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탈당해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통합21에 합류하며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판받은 바 있다.

윤영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민새’(김민석+철새)라는 오명을 쓰고 10년 넘게 정치적 낭인 생활을 한 김 의원께서 친명(친이재명)계로 변신해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들을 비난하고 이 전 대표에게 ‘사쿠라’ 운운하고 계신다”며 “말이 현실론이지 선택의 중심엔 늘 김민석 본인이 있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김민새’라는 별칭이 붙었던 분이 어느새 완전 친명 전사가 돼 있다”며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은) ‘셀프 디스’”라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기득권 정치인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애써 눈감는 우리가 부끄럽다”며 “자성보다 비난의 칼을 들이대는 ‘누구’가 아닌 저 자신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586 기득권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이 왜 커지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내로남불로는 떠나가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두고 김민석 의원은 “후보 단일화를 성사하고 당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제게 노 전 대통령은 ‘이회창 집권을 막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고 충정이었다’고 자서전에 쓰셨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시 탈당한) 제 선택에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경시한 방법적 오류가 있었고 지난 20년간 깊은 반성과 사과를 거듭했다. 제가 정치의 원칙과 정체성을 한층 중시하게 된 이유”라며 “이낙연 신당은 방법론을 넘어 근본적 철학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