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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려견은 2021년 기준 517만8614마리라고 합니다. 고양이는 225만4321마리입니다. 개·고양이를 합하면 743만2935마리입니다. 그에 따른 소음과 갈등도 만만치 않습니다.
반려견 소음은 층간소음은 공동주택관리법상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개가 아무리 짖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닙니다. 사람이든 개든 이웃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이를 시정하고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 법이고 상식입니다. 그래서 올해 5월 광주지법은 “개 짖는 소리가 법령에서 정한 층간소음 기준에 미치지 못 한다고 해도 피해 주민에게 정신적 손해를 끼쳤다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층간소음이 안나는 아파트를 짓도록 근본적 대책을 내놓아야한다는 지적들이 많았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작년 8월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하고, 매트 설치에 대해 지원금을 주겠다는 내용 등의 ‘공동주택 층간소음 개선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크게 효과가 없었던지 엊그제 신축 공동주택 건설할 때 소음 기준에 미달하면 준공을 불허한다는 ‘층간소음 해소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소음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보완시공을 의무화하고,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준공 승인한다는 고강도 대책입니다. 과연 효과가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사례 : 주인 없으면 분리 불안인지 더 짖고 뛰어…관리소에 집단 민원해도 소용없어
경기도 수원시 광교 I아파트에 사는 30대 여자입니다.개 소음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집을 너무 좋아해서 재계약 연장하려고 마음먹고 있다가 작년에 이사 온 윗집 때문에 결국 이사 갑니다.반려동물이 무슨 죄가 있겠냐만, 정말 꼴 보기도 싫고 이젠 혐오스럽습니다. 개를 키울 거면 똑바로 키워야 하는 거 아닐까요. 집에 사람이 없으면 분리 불안인지 낮이고 밤이고 짖어대면서 팔짝팔짝 뛰고, 사람이 있으면 있는 대로 주인이랑 같이 뛰어대니 미칠 노릇입니다. 한두 번이야 그러려니 하는데 1년째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 스트레스에 미칠 지경입니다. 이제는 밖에서 다른 개가 짖기만 해도 심장이 벌렁벌렁 뛰는 게 심해져서 얼마 전부터는 신경안정제까지 처방받아서 먹고 있습니다.
정부의 상담기관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반려동물 소음으로 인한 분쟁은 상담은 받지만 분쟁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이게 맞는 말인가요? 황당합니다. 결국엔 다 포기하고 이사 갑니다. 이사가는 집 근처에는 반려견이 없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윗집은 30, 40대 젊은 부부가 살고 있는데 갑자기 반려견 한 마리를 집 안으로 들이면서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아침 6시부터 미친 듯이 짖고 바닥을 끌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제 하루의 시작은 위층 반려견의 짖는 소리에 일어나서 시작됩니다. 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개가 새벽부터 일어나는지 팔짝팔짝 뛰는데 사람 발망치 소리에서 개 발망치 소리까지 지긋지긋합니다.
개 발망치 소리를 시작으로 남자인지 여자인지 누군가 장단 맞추듯이 뛰는데, 그 소리가 아래까지 들리는 걸 모르는 건지, 그대로 방치하고 본인들도 같이 방방 뛰고 있습니다.
심지어 두 부부 내외가 집에 없는 날에는 개 울부짖음이 말도 못 합니다. 경비실에 민원을 신고하면, 오히려 무슨 소리냐며 예민한 거라고 자기 부부와 반려견은 조용하게 지내고 있다고 발뺌을 합니다.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그 집 근처의 주민들은 그 집의 개 소음이 얼마나 심한지 알고 있습니다. 자신들만 모르는 건지 아니면 모른 척하는 건지 정말 제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작년 12월 24일에 본인들은 놀러 갔는지 새벽부터 집을 비우고 나가는 바람에 위층 개가 새벽부터 아침 내내 울부짖어 아파트 같은 라인 사람들 모두 애먹은 적이 있습니다. 인터폰을 해도 안 받고, 관리실에서 쫓아갔더니, 개는 사람 인기척에 놀란 것인지 발동걸려서 더 미친 듯이 짖는 바람에 아파트 주민들 다 나오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이 집 문 앞에 조용히 좀 시키라고 쪽지도 5~6개 붙어 있던 상태였습니다. 본인들은 놀러 가고, 개는 저렇게 집안에다가 두어서 이웃들만 피해를 본 꼴입니다. 다른 집은 시끄러운 개 짖는 소리만 받았다면, 우리 집은 그 개가 짖으면서 집안을 얼마나 뛰어다니는지, 울부짖음과 개 발망치 소리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습니다.
모든 시작은 윗집입니다. 윗집 부부가 있을 때 이때 피해를 본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에 항의 전화를 하고 방문도 했는지 말만 했는지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고, 윗집은 오히려 경찰에도 신고하라고 큰 소리입니다.
이제는 공원이나 커피숍에서 개 소리만 들어도 놀래서 노이로제가 걸려서 환청까지 들립니다. 집안에서 개 소리가 들리면 TV볼륨을 크게 해 놓기도 하지만 별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몇 번을 위층에 연락해서 주의해달라고 했지만, 알겠다고만 할 뿐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처벌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주시고 대책이 마련되어 개선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주택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공동주택관리법상 반려동물의 소음문제는 법 범주 밖에 있어 뚜렷한 규제방법이 없습니다. 우선 자체적인 해결책이라도 마련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다음에는 주민들끼리 공동대처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우선은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가장 피해가 심한 시간대를 알려주고 지속적인 방송을 요청하십시오. 그리고 반려견 소음은 공기전달음에 해당하므로 집 현관문과 화장실 문틈에 문풍지를 설치하시고, 가능하다면 현관문에 중문설치를 추천합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