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 타자에서 빅리거로 류현진의 6년 3600만달러 뛰어넘어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 이정후(25)가 앞서 포스팅 시스템을 거친 선배들을 모두 뛰어넘고 ‘잭팟’을 터뜨렸다.
MLB닷컴과 디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8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는 4년 후 옵트아웃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옵트아웃을 선언할 경우 남은 계약을 포기하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는대로 이정후와의 계약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KBO리그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로, 학창 시절부터 빼어난 재능을 과시해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이정후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이정후는 입단 첫해부터 빼어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 등을 앞세워 단번에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2017년 타율 0.324 2홈런 47타점 12도루 111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812의 성적을 거뒀다.
이후에도 진화를 거듭했다. 콘택트 능력에 장타력까지 겸비하면서 완성형 타자로 거듭났다.
2021년 타율 0.360으로 처음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지난해 타율(0.349)·타점(113개)·안타(193개)·출루율(0.421)·장타율(0.575) 부문을 석권하고 타격 5관왕에 올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1998년생으로 나이도 20대 중반에 불과한 이정후를 향한 영입전은 상당히 치열했다. 복수 구단이 관심을 두면서 몸값도 올라갔다.
현지 언론들은 이정후가 4~5년에 총액 6000만달러(약 788억원) 수준의 계약을 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계약 규모는 예상을 웃돌았다.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앞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직행한 선수 중에서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 최대 규모는 2012년 12월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6년 3600만달러에 계약한 것이다. 당시 환율로 390억원 수준이었다.
김하성이 2021년 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할 당시 세운 야수 최대 규모도 가뿐히 넘어섰다.
당시 김하성은 4년 2800만달러 보장 계약을 맺었다. 5년째에는 상호 옵션이 걸려있어 양 측이 계약 연장에 합의하면 5년 최대 3900만달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었다.
야수로는 최초로 KBO리그에서 MLB로 직행한 강정호는 2014년 말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4+1년, 최대 1650만 달러의 조건에 사인했다. 보장 금액은 4년 1100만달러였다.
2015년 말 박병호는 4년, 총 보장액 1200만달러에 계약했다.
한국인 빅리거 FA 계약으로 범위를 넓혀도 이정후는 역대 총액 2위다.
역대 총액 1위는 추신수(현 SSG)가 2013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할 때 기록한 7년 1억3000만달러다.
연평균 금액으로 비교하면 추신수가 1857만달러로, 1883만달러인 이정후보다 적다.
류현진이 2019년 12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한 것이 3위가 됐다. 2001년 12월 박찬호가 텍사스와 맺은 5년, 6500만달러가 뒤를 잇는다.
한국인 빅리거 평균 연봉으로 따지면 류현진이 토론토와 계약할 때 작성한 2000만달러가 최대다. 이정후는 연평균 연봉에서도 2위가 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