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의대 신설해 경기북부 의료난 해소해야”

입력 | 2023-12-14 03:00:00

[의대 확대, 이렇게 준비한다]〈2〉 임영문 대진대 총장
인구 3위 권역인데 의대 없어… 노령 인구 많지만 이송 어려워
제생병원 인프라 활용 가능… 군의관 양성 과정 특화할 것



임영문 대진대 총장은 13일 “경기 지역 의료체계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지역 의료진을 양성할 수 있는 곳에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며 “기존 의대 정원 확대로는 지역의 필수의료 붕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진대 제공


“경기 북부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탓에 의료 체계와 시설이 매우 취약합니다. 지역민들의 건강권을 위해 의대 유치가 절실합니다.”

경기 포천의 4년제 사립대인 대진대의 임영문 총장은 13일 이같이 밝혔다. 대진대는 1992년 개교 이래 32년째 의대 유치를 위해 애써 왔다.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의대를 신설해 경기 북부의 의료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대진대의 복안을 들어 봤다.

―의대 신설을 희망하는 이유는….


“공공의료 부족이 심각하고, 민간 의료체계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 수는 2.1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6명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하다. 경기도는 1.8명으로 더 심각하다. 그나마 있는 상급병원과 의대는 경기 남부에 있고 북부엔 없다.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진을 양성할 수 있는 의대 신설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정원 확대 수요를 조사해 발표했다. 경기 북부는 전국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권역이지만 현재 지역 의료인을 배출할 의과대학이 단 한 곳도 없다. 정부는 늦어도 내년 1월 증원 규모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경기 북부 지역 의료 여건은….

“경기도 상급종합병원 5곳이 모두 경기 남부에 있다. 권역별 인구 수는 경기 남부, 서울 다음으로 경기 북부가 3위인데 상급병원이 없다. 북한 접경 지역인데 지역민들의 즉각적인 의료 대응은 어려운 상황이다. 노령 인구도 많아 응급환자 이송이나 초기 조치가 어렵다. 소아청소년과 역시 부족해 갑자기 아프면 다른 지역 응급실을 찾아 표류해야 한다.”

―의대를 신설할 역량은 갖췄나.


“대진대 재단은 현재 500여 병상의 분당제생병원을 운영 중이다. 1480병상 규모의 동두천 제생병원은 내년 개원을 목표로, 600병상의 강원 고성제생병원도 빠른 시일 내에 개원하기 위해 건립하고 있다. 이에 우리 대학에 40∼60명 규모의 의대가 신설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대진대는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도 의대 신설이 가능할 정도의 재정적 여력이 있다. 가장 이른 시기인 2025년 1학기부터 운영이 가능하다.”

―의대 신설이 경기 북부 필수의료 부족을 타개할 수 있나.


“우리 대학은 의료체계 불균형이 심각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의대 유치는 지역사회에 대한 책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필수의료, 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할 의료진 양성에 중점을 두겠다. 경기 북부와 강원 북동부의 낙후된 의료 환경을 개선할 방안을 연구하겠다. 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려 한다.”

―교수 임용 등 교육이나 시설 확충 계획은…
.

“국내 유수의 의대나 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문의를 최상의 조건을 제시해 확보하려고 한다. 이미 대학 안에 의대 건물을 신설할 부지도 마련돼 있다. 연간 약 100억 원을 지원해 학생 지도와 역량 강화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다른 의대와 어떻게 차별화할 계획인가.

“동두천제생병원, 고성제생병원과 협업해 군의관 양성 과정(일명 의료사관학교)을 운영하려고 한다. 국방력 강화에 기여하는 공공의대로 특성화할 계획이다. 병원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진대는 경기 북부 지역의 의료난을 해소하겠다.”

―의대 신설 시 졸업생을 지역에 정주시킬 방안은…
.

“공공인재전형으로 졸업 후 지역에서 10년간 의사로 일할 학생을 뽑겠다. 지역 의사로서 필수의료, 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할 의료진을 양성할 것이다. 일정 비율은 경기 북부의 고등학교에서 선발할 계획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