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선장
바다 먼 곳에서도 육지로 소식을 전하는 것은 인류의 큰 꿈이었다. 19세기 중반 모스 부호가 나왔다. 전보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배에도 통신국이 마련되어 전보로 소식을 보냈다. 해저에 케이블을 깔아서 대륙 간의 통신도 연결되었다. 전신은 목소리를 담지 못했다. 20세기 중반에서야 무선전화가 가능해졌다. 사람들은 소리를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에 담아서 멀리 보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제는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상호 직접 통화가 가능해졌다.
통신의 발달은 육상에서 선박을 조종하는 것이 가능한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제3단계 자율운항 선박의 경우 사람이 선박에 전혀 승선하지 않는다. 육상의 원격조종장치에서 신호를 보내어 선박을 조종할 수 있다. 우리 조선소는 세계 원양 상선의 35%를 건조한다. 원격조종이 가능하도록 우리나라에서 설계되고 건조될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울산, 부산, 거제에서 자신이 건조한 많은 선박을 조종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선주로부터 이 업무를 위임받으면 수수료 수입으로 큰 국부가 창출되게 된다. 각양각색인 선주들이 굳이 자신의 나라에서 선박을 관리할 이유가 없다. 이제는 세계 어디에서건 자율운항 선박의 조종,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박을 설계, 건조한 국가가 선박의 조종과 관리에서도 가장 경쟁력이 있다. 최첨단 조선업, 발달된 해운업, 상업용 인공위성을 운용하는 통신업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면 우리나라가 선박 운항과 관리에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