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북도콘텐츠융합진흥원은 창의인재 육성과 도내 콘텐츠 기업의 경쟁력 확보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ICT 문화콘텐츠 사업화 실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북 글로벌게임센터’, ‘전북 콘텐츠코리아랩’, ‘전북 콘텐츠기업지원센터’, ‘전북 레드콘 음악 창작소’, ‘전북 웹툰캠퍼스’, ‘전북 문화콘텐츠 아카데미’, ‘전북 정보산업지원센터’ 등을 운영하며 콘텐츠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 스타트업을 지원합니다. 이에 IT동아가 [이제는 전북 콘텐츠] 시리즈를 통해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전북 콘텐츠코리아랩(이하 전북 CKL)은 콘텐츠 창작자들의 성공을 위해 맞춤형 창업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창작자 여러분을 귀하게 모십니다’라고 스스로를 소개할 정도로 창작자를 돕기 위한 인프라와 다양한 프로그램, 인적 교류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콘텐츠 산업 육성의 근간은 새로운 상상력을 갖추고 도전에 나서는 창작자라며 ‘창작자가 없다면, 콘텐츠도 없다’고 설명한다.
레터박스는 지난 2021년 전북 CKL의 콘텐츠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이다. 지난 2년 동안 사무공간, 장비, 콘텐츠 제작비 등을 지원받아 ‘주식회사 거탑’를 선보였으며, 완주, 고창, 순창 등 다양한 지역의 영상 콘텐츠도 제작했다. 이에 IT동아가 이은상 레터박스 대표(이하 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은상 레터박스 대표 / 출처=IT동아
스토리를 담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IT동아: 먼저 레터박스 소개를 부탁한다.
이 대표: 레터박스는 영상 콘텐츠 제작사다. 기존 영상 콘텐츠 제작사와 달리 스토리텔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하면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며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다만,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소비되는 숏폼과 달리 조금 더 진득하고 깊이를 담고 있는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콘텐츠를 기획해 제작한다. 주로 시리즈가 있는 연속 콘텐츠다.
IT동아: 언제부터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는지.
이 대표: 대학교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고, 이후 약 15년 동안 영화 제작사에서 일했다. 지난 2019년 저예산 독립영화 ‘사선의끝’을 연출했고, 제4회 북한인권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도 했었다. 계속 영화 현장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영화 제작을 위해서 투자를 받으면, 배우를 섭외하기 어렵고, 배우를 섭외하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고… 소위 말해 외적인 이유 때문에 ‘엎어지는 일’이 너무 많았다. 10년 이상 일하면서 상실감이 컸다.
사선의끝 / 출처=네이버 영화
그러다가 직접 책임지고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시나리오 공모전을 검색하다가 전북 CKL의 지원 사업을 알게 됐다. 사실 이전까지는 모르고 있었다(웃음). 그렇게 작성하고 있던 시나리오를 공모전에 냈고, 콘텐츠 창작자 대상으로 지원하는 지난 2021년 ‘초기 창업 사업화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지금의 레터박스를 설립할 수 있었다.
전북 콘텐츠코리아랩에서 발표하고 있는 이은상 레터박스 대표 / 출처=전북 콘텐츠코리아랩
IT동아: 어떤 콘텐츠 시나리오로 지원한 것인지.
이 대표: 시트콤 형식의 웹드라마 ‘주식회사 거탑’이었다. 회사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군대를 배경으로 ‘말년 병장’을 비롯한 분대원들의 군 생활을 다룬 시트콤 형식의 드라마 ‘푸른거탑’에 나왔던 개그맨과 배우들과 함께 촬영했던 시리즈다. 인기 드라마 ‘미생’처럼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았고, 유튜브채널 ‘거탑 TV(현 채널명: 고독한 최말년)’에서 방영했다.
초기 창업 사업화 지원 사업에 선정 이후 전북 CKL에서 약 2년간 입주하며 사무공간 지원을 비롯해 촬영 장비 대여, 제작비 지원 등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특히, 영상 콘텐츠 촬영 및 제작은 자금과 시간, 인력 등의 어려움이 큰데, 이런 부담을 덜어낼 수 있도록 여러 지원 사업을 연계해 줬다.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주식회사 거탑’ 1회의 한 장면 / 출처=유튜브 채널 고독한 최말년
2021년 7월 전북 CKL에 입주하고, 레터박스를 설립하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려왔다. 서울에서 전주로 내려올 때만 해는 혼자였지만, 지금은 직원도 5명으로 늘었다. 설립 이후 적자를 기록한 일은 아직 한 번도 없다(웃음).
레터박스 회의 모습 / 출처=레터박스
전북 CKL 도움으로 레터박스를 설립했습니다
IT동아: 창업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 대표: 사실 영화 현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는 창업을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정적이었다. 실패가 두려웠다. 초기에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어도, 그 이후가 문제이지 않나. 계속해서 사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자신이 부족했었다. 그런데,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 전북 CKL에 입주하고, 이후에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반응이 좋았다. 다른 영상 제작 주문도 조금씩 들어오면서 ‘한번 승부를 봐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했다. 이후 레터박스 운영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영상 제작에 필요한 투자도 받을 수 있었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장 큰 부담이 자금이다. 배우 섭외, 촬영 편집, 장소 섭외 등 영상 제작에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안정적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예정된 시기에 완성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투자 문제로 영화를 촬영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기도 하다. 다행히 이 문제를 전북 CKL의 적극적인 지원과 네트워크 연결 등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은상 레터박스 대표 / 출처=IT동아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의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콘텐츠 제작 지원금과 추가 제작 비용을 투자 받아 임실 특화 웹드라마 ‘치즈스마일’을 준비 중이다. OTT 기반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다양한 마케팅 방식의 요구되는 최근 영상 트렌드에 맞춰 지역 고유 브랜드인 임실치즈를 알릴 수 있는 영상 콘텐츠다. 임실에서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유쾌하고 발랄한 청춘 판타지 로맨스 웹드라마로 기획했다.
IT동아: 레터박스 설립 전에는 주로 영화를 제작했었는데, 이제는 웹드라마를 주로 제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 대표: 불과 10년 전만 해도 국내 영화는 충무로, 드라마는 방송국이라는 고정된 형태의 제작 환경이 나누어져 있었다. 이에 따라 영화 스태프와 드라마 스태프가 나누어져 있었고, 심지어 출연하는 배우도 달랐다. 영화배우, 탤런트(드라마)로 불렀던 것처럼 말이다.
임실 특화 웹드라마 ‘치즈스마일’ 촬영 현장 / 출처=IT동아
하지만, 넷플릭스, 웨이브 등 OTT 플랫폼과 유튜브 등이 등장하면서 영화와 드라마라는 경계는 최근 4~5년 사이에 급속도로 허물어졌다. 채널 구분 없이 시청하는 시대다. 더 이상 영화관 개봉만을 애타게 기다리지 않는다. 영화 1편 볼 비용이면 이제는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TV,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영상 콘텐츠 생태계도 바뀐 셈이다.
즉, 허물어진 경계에 맞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드라마는 TV, 영화는 영화관이라는 공식은 이미 깨졌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도 하나의 채널이다. 웹드라마를 방영하는 유튜브 채널도 많다. 영화와 드라마라는 경계 없이 지금의 영상 콘텐츠 생태계에 어울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레터박스 촬영 현장 모습 / 출처=레터박스
IT 동아: 레터박스에게 전북 CKL의 지원은 어떤 의미였는지.
이 대표: 큰 도움이자 기회였다. 창작자를 위한 지원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영상 콘텐츠는 어떤 배우를 섭외하고, 어떤 시나리오로 촬영하고, 이런 영상을 만들 거라는 기획은 보여줄 수 있지만, 촬영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물이다.
만약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를 가지고 지원 사업에 참여한 예비창업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예비창업자는 시제품 제작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영상 콘텐츠는 아니다. 시제품이 없다. 그래서 어렵다. 자칫 시간과 비용만 허비한다는 오해를 받기 일쑤다.
레터박스 촬영 현장 모습 / 출처=레터박스
‘영상 콘텐츠는 투자한 제작비 만큼 품질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이야기(시나리오)라도 1억 원을 투자한 콘텐츠와 1000만 원을 투자한 콘텐츠의 품질은 천차만별이다. 물론 그게 영상을 제작하고 촬영하는 사람의 능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참 어렵다. 유튜브 초기에 1인 미디어, UCC(User Created Contents)라는 말이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떤가. 혼자서 만든 영상 콘텐츠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유튜브에도 연출, 촬영, 조명, VFX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한 영상 콘텐츠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북 CKL은 이런 영상 콘텐츠의 변화를 공감하고 이해해 줬다. 그래서 편했고, 그만큼 감사했다. 충분한 지원을 받은 수혜자 중 1명이라고 생각한다. 영상 콘텐츠 제작 비용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도 레터박스는 스토리를 담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레터박스가 선보일 영상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IT동아 권명관 기자(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