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8.7/뉴스1
여야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지도 체제가 흔들리면서 주목도가 떨어지는 형국이다. 인재 영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우선 지도 체제 정비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오는 19일 영입 인재 9명을 공개하고, 1월 초까지 30~35명의 인재 영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주 발표할 9명의 인사는 지역구 출마 및 선출직 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2호 영입 인재 인사로 4차 산업 전문가 이재성 새솔테크 고문을 영입했다. 지난 11일엔 기후 환경 전문가인 박지혜 변호사를 1호 인재로 영입했다.
여야 모두 새로운 인물을 수혈, 정치권의 변화를 주도하고 기득권 정치에 실망한 이들을 끌어안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 지도부가 흔들리는 등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현재의 인재 영입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가 사퇴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고 민주당은 비명계를 중심으로 통합 비대위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입 인사들에 대한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기 힘든 구조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각 당의 지도 체제에 대한 논의가 먼저 긴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인재 영입이 다른 때에 비해선 뒤로 밀리고 있고 유권자들도 크게 관심을 쏟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이어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저런 사람이 이 당에서 정치를 해?’라고 생각할 만큼 솔깃한 인재 영입은 안 보인다”고도 평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지금은 인재 영입의 시간이 아니”라며 “지도 체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한 각 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부터 시선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파격적인 인재 영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현재 각 당의 인재 영입에 대해 누구를 영입했는지 잘 모른다”며 “현재로선 주목도가 크지 않으니 평가하기도 그렇다”고 했다.
결국 정치권의 인재 영입이 주목받으려면 여야 모두 지도 체제부터 정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다음 주 비상대책위원장을 인선하고 비대위 체제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동안 내홍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역시 이낙연 전 대표가 새해 신당 창당 발표를 가시화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계파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또한 비명계를 중심으로는 이재명 대표 사퇴와 통합 비대위 요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차 교수는 “국민의힘은 (당정관계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이고,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이재명이란 사람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의문이 따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옛날엔 인재 영입이 선거 판세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양쪽 다 ‘어떤 지도 체제로 갈 것이냐’가 근본적인 문제라 인재 영입에 별로 관심이 안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