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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접근성 떨어지는 외진 식당, 스마트 기술로 ‘구인난’ 해소

입력 | 2023-12-18 03:00:00

골목상점의 디지털 혁명 〈4〉
용인시 처인구 식당 ‘장안옥’
상주 직원 구하기 어려워 골치
로봇과 테이블 오더로 일손 덜어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 있는 설렁탕 식당 ‘장안옥’에서 허민수 대표가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설치한 테이블 오더 주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은 인터비즈 매니저 lje2485@donga.com


“식당이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서빙 로봇과 테이블 오더 덕분에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3대째 설렁탕과 냉면을 팔고 있는 식당 ‘장안옥’은 경기 용인시에서도 가장 남서쪽에 위치한 처인구 남사읍에 자리 잡고 있다. 도보로 이동이 어렵고 용인 시내와의 교통도 좋지 않다 보니 가게 운영에 가장 큰 어려움은 ‘구인난’이었다. 가까스로 구한 직원들이 관두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장안옥을 운영하고 있는 허민수 대표는 “주문 받는 직원과 계산하는 직원이 각각 상주해야 하고 무거운 뚝배기를 카트로 옮겨도 결국 사람 손이 가기 때문에 직원을 구하는 게 골칫거리였다”며 “서빙 로봇과 테이블 오더가 이 역할을 대체해주면서 어머니와 둘이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허 대표가 스마트상점을 구축할 수 있었던 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 덕분이다. 평소 다른 가게들이 속속 스마트 주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을 봤지만 서빙 로봇 및 테이블 오더 가격이 비싸 망설이던 중 소상공인 스마트화를 지원하는 ‘스마트상점 기술 보급 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 이 사업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력난 확산, 소비환경의 디지털화 등에 대응해 사업장에 스마트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원을 받기 전에 장안옥 매장에 스마트 기기라고는 키오스크 두 대뿐이었다. 하지만 키오스크만으로 밀려드는 주문에 응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식사를 다 마친 손님이 계산을 제대로 못 해 착오가 생기기도 하고 키오스크 결제를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았다. 디지털 주문 시스템이 생기면서부터는 포장 손님은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매장 손님은 자리에서 테이블 오더로 주문하는 방식이 정착됐다. 통로가 널찍하고 문턱이 없어 로봇이 다니기 좋은 식당 구조도 스마트 상점으로의 빠른 전환에 도움이 됐다.

허 대표는 “손님들이 서빙 로봇이 돌아다니는 걸 재밌어 하고 신기해할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도 잘 사용하는 편”이라면서 “로봇에서 직접 음식을 꺼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고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기기 조작이 서툴기도 하지만 직원 안내에 따라 금세 적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당이 규모가 있고 다른 점포도 있으니 앞으로도 추가로 서빙 로봇 등 기기를 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장안옥처럼 기술 도입을 원하는 상점 외에 O2O(Offline to Online) 서비스 활용에 관심을 갖는 골목 상점을 지원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카카오커머스 등 8개사를 선정해 소상공인 1만4000여 명이 온라인으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이 거둔 누적 매출액은 2789억 원, 업체당 평균 매출 실적은 1884만 원에 달한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