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8% 증가… 100억 이상 4만명
주식 등 하락에 보유자산은 감소
자산가 27% “100억은 돼야 부자”
유망 투자처론 예적금-주식 꼽아

지난해 말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부자 수가 전년보다 7.5% 늘었지만, 보유 금융자산은 4.7% 줄었다. 최근 고금리 기조로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침체된 데 따른 것이다. 강남 3구에 이어 성동구가 부자들이 사는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부자 수는 45만6000명이었다. 1년 전(42만4000명)에 비해 7.5%(3만2000명) 늘었지만 증가 폭은 2018년 말 이후 가장 작았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2747조 원)은 1년 새 4.7%(136조 원) 감소했다. 부자들의 금융자산 규모가 줄어든 건 2018년 말 이후 4년 만이다. 연구소는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주식, 채권 등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융자산 보유액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부자들의 자산 중 부동산, 금융자산 비율은 각각 56.2%, 37.9%였다. 전년(부동산 56.5%, 금융자산 38.5%)과 비교하면 부동산 비중이 소폭 줄었다. 세부적으로는 거주용 부동산(30.0%),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3.3%), 빌딩·상가(11.0%), 거주용 외 주택(10.3%), 예·적금(9.9%), 주식·리츠·ETF(6.5%) 순이었다.
부자들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예·적금과 주식을 꼽았다. 이들은 향후 투자액을 늘릴 계획이면 ‘예·적금’(24.0%)과 ‘주식’(21.0%)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는 금리가 고점이라고 판단될 때 채권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향후 고수익이 기대되는 유망 투자처로 주식(47.8%), 거주용 주택(46.5%), 금·보석(31.8%)을 꼽았다. 주식에 대해선 투자 기간은 1년∼3년 미만, 수익률은 24%를 기대하며 해외 주식(41.8%)보다 국내 주식(74.8%)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들은 총자산이 100억 원 이상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이 제시한 부자 기준액은 100억 원이 26.7%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억 원(14.0%), 200억 원(10.7%) 등의 순이었다. 또 자산 축적의 일등공신으로는 사업소득(31.0%)을 꼽았는데, 이는 근로소득 응답자(11.3%)의 약 3배에 가까웠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