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새벽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 낙서를 하고 있는 용의자. 사진=KBS 보도화면 캡처
지난 16일 새벽 신원미상의 행인이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새로운 낙서가 발견됐다.
18일 MBN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경복궁 서측 영추문 좌우측의 낙서를 지우기 위한 복원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바로 옆에 또 다른 낙서가 추가됐다.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 전문가 20여 명이 약품 세척 및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복구가 채 끝나기도 전에 같은 범행이 또다시 벌어져 더욱 충격을 안겼다.
앞서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들은 약 1시간에 걸쳐 경복궁 일대를 누비며 53m에 이르는 낙서를 남겼지만 붙잡히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측 영추문 좌우측 담장에 스프레이 낙서(점선 안)가 남아 있다. 경찰은 16일 새벽 경복궁과 서울경찰청 담장에 낙서를 남긴 용의자 2명을 추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와 경복궁 관리소 등에 따르면 16일 오전 2시 20분경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가 돼 있다”는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경복궁 서쪽 영추문의 좌우측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인근 담벼락에서 ‘영화 공짜’ 등의 문구와 불법 영화 공유 사이트 주소 등이 담긴 낙서를 발견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낙서범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예정이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사적 등 지정문화유산에 글씨, 그림 등을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원상 복구를 명하거나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17일 오전 11시부터는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 국립고궁박물관의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 등 20명이 투입돼 세척 및 복구 작업을 재개했다. 복구 작업에는 레이저 세척과 화학 약품 처리 방법 등이 동원됐다. 낙서를 지우는 데는 최소 일주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