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9시께 불이 난 인천 남동구 한 호텔 투숙객이 짐을 챙겨 나오고 있다. 이 호텔에서 전날 오후 9시1분께 불이 나 1시간30분 만인 9시31분께 꺼졌다.2023.12.18 ⓒ News1
18일 오전 9시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호텔 앞에서 만난 투숙객 A씨(50대·여)는 화재 당시를 회상하듯 불안해했다. 그의 손에는 아직 털지 못한 까만 재가 묻어 있었다.
이 호텔은 전날 오후 9시1분께 큰불이 나 1시간30분만인 오후 10시31분께 꺼졌다.
A씨는 “안내방송만으론 불이 어디서 났는지, 어떻게 대피할지 알 수 없었다”며 “당황했지만 지인의 손을 붙들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 호텔 15층에 묵었던 그는 비상계단을 통해서 지인과 간신히 밖으로 빠져나왔다. 짐은 호텔 객실에 그대로 놔둔 채였다.
그는 “전날 미처 챙기지 못한 짐을 챙기러 왔다”며 “(호텔) 안을 보니까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했다.
17일 오후 9시1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호텔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로 접수돼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2023.12.17/뉴스1
18층짜리 이 호텔에서 전날 발생한 화재로 5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중 2명은 중상을, 13명은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39명(단순 연기흡입)은 치료를 받은 후 귀가했다.
중상자 중 중국국적의 A씨(37·여)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중상자 B씨(26·남)는 대피 도중 추락해 발목 골절상을 당했다.
병원에 이송됐던 54명 중 8명은 외국인으로 중국·러시아·태국·미얀마·미국·베트남 국적이 각 1명, 필리핀 국적은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과 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인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