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원재료, 식량 못지않게 중요한데 요소수 등 불안 커지자 대책 내놓은 정부 공급망 다변화, 자립화 꾸준한 노력 절실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에 요소수와 비료 문제로 인해 우리나라가 시끄러웠다. 요소수와 비료 문제는 단지 어제와 오늘의 일도 아니고 몇 년 전에도 우리나라를 시끄럽게 했다. 당시에도 중국이 수출 제한을 걸면서 문제가 됐고, 중국은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고 이제야 정부는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농업을 중심으로 농업 주권을 외쳤다가 제조업 중심으로 바뀐 뒤 수출과 수입에 의존하는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다. 농업을 중심으로 했다가 제조업으로 바뀌면서도 농업 주권은 계속 외쳤다. 그 이유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농업을 싸다고 다른 나라의 수입에 의존하다 나중에 농업을 상대국이 무기로 들고나오면 당장 새롭게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대응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업은 의식주에 해당하며, 우리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도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의 원재료에 높게 의존하는 주력 산업이나 첨단 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제학적인 탄력성 이야기를 차치하고라도, 거의 독점에 가까운 시장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점의 경우에는 원재료를 팔지 않거나 가격을 비싸게 올려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여전히 우리나라는 중국에 의존하는 원재료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계속 한 국가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현상이다. 이제 중국의 값싸고 질 낮은 원재료를 수입하여 부가가치를 만들어 중간재나 최종재를 만드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핵심 광물에 의존하는 부분은 상당히 많다. 거의 100%를 수입하는 광물도 있고,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광물도 많다.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 전가의 보도는 공급망의 다변화이다. 가격이 약간 높더라도 한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국가와도 해당 원재료에 대한 교역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은 스스로 공급자를 찾아서 교역할 수 있으나, 스스로 공급망을 찾기 힘든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는 정부가 대신 찾아주는 것이 정부의 경제적인 역할이다.
공급망의 다변화에 이어서 둘째는 시장 실패가 일어난 곳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다. 바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생산할 때 가격이 높아서 기업들은 해외로 이전하거나 국내에서의 생산을 포기한다. 이러한 시장 실패에 대응하여 정부는 보조금이나 세금 혜택을 주고 생산 기업을 찾을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원자재 재고 등을 확보하는 것이다. 원자재를 보유한 국가와의 계약을 통해 국내에서 비용이 들더라도 재고를 확보해야 한다. 다른 나라도 자국에서 원재료가 나지 않아서 비용을 들여 재고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비용이 들더라도 나중에 언제든지 공급이 부족할 경우 정부가 공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는 재고를 충분히 들고 있어야 한다. 또한 원자재를 가지고 있는 국가와 협력하여 우리나라가 그 나라에서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