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反트럼프 결집 대항마 부상
2번째 경선지 뉴햄프셔 지지율 급등
‘호감가는 후보’ 설문엔 트럼프 앞서
트럼프는 경선보다 바이든에 집중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독주 체제였던 미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 약진하며 ‘대항마’ 입지를 굳히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내년 초 공화당의 두 번째 경선지이며 집권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뉴햄프셔주에서 중도 성향 유권자의 표심을 파고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격하고 있다. “재집권 시 첫날은 독재할 것” “이민자가 미국 피를 오염시킨다” 등 최근 논란을 부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 또한 헤일리 전 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압승을 자신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재대결’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거나 저울질하고 있는 제3지대 후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표를 더 많이 잠식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 초기 경선지서 대역전 노리는 헤일리
뉴햄프셔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는 공화당원뿐 아니라 당적이 없는 유권자도 투표할 수 있다. 내년 11월 대선(본선)에서 특정 주자의 경쟁력을 평가하기에 적합해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한다. 또 주자 가운데 의미 있는 2강 또는 3강을 압축해 경선 구도를 확정짓는 효과를 갖는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인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 또한 최근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다만 CBS 조사에서 같은 달 15일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이 열리는 중부 아이오와주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이 13%에 불과해 트럼프 전 대통령(58%)에게 크게 뒤졌다. 아이오와주 경선은 공화당원만 참여가 가능한 ‘당원대회(코커스)’ 형태로 치러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다.
헤일리 전 대사의 눈은 내년 2월 2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로 향해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곳에서 나고 자랐고, 39세 때인 2011년 미 역대 최연소 주지사에 올랐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최초 여성 주지사라는 기록도 세웠다. 뉴햄프셔에서 본선 경쟁력을 입증한 후 고향에서의 승리를 통해 ‘트럼프 대세론’을 무너뜨리겠다는 구상이다.
● ‘바이든 텃밭’ 공략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 서부 네바다주에서 유세 활동을 벌였다. 이곳은 공화당의 주요 경선지 중 히스패닉 인구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히스패닉 유권자를 집중 공략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에서 자신의 우위를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