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전시된 유리 스즈키’의 작품 ‘히비키 트리’./뉴스1
내년 6월 16일까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진행되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전시는 이와 같은 의문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물음에 대한 해답, 즉 쉘터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집이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다양한 형태로 여러 공간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전시 제목은 이란 출신 영화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1940~2016)의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96)에서 착안했으며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궁극적인 주제이기도 하다.
박 큐레이터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동하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머무는 장소를 바꾸고, 자의로든 타의로든 집을 옮기며 살아가기도 한다. 학창 시절의 내 모습이나 이곳저곳 이사를 다니던 친구 등을 보며 현재의 거주지가 반드시 영원히 머무는 공간은 아니며, 쉘터는 물리적·정서적 관점에서 여러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전시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전시는 사운드 아티스트 유리 스즈키(Yuri Suzuki)의 작품 ‘히비키 트리’로 시작해 △PART1 이동 △PART2 확장 △PART3 관계맺음 △PART4 아카이브 라운지까지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PART1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존재인 인간에게 있어 고정된 ‘집’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질문하고 고찰한다. 물리적 의미의 집을 연구한 그래픽 자료 작품인 ‘집의 의미 그리고 을지로의 미래 시나리오’, 비행기 이동량(정보)으로 국제사회의 이동 현상을 확인·경험해볼 수 있도록 한 ‘정치적 기류’, 우리나라 주거 이동과 변화에 대한 연대기 작업으로 미래 한국사회의 모습을 제시한 ‘연착륙’이 전시됐다.

일명 ‘포옹해주는 기계’인 루시 맥래의 작품 ‘압축 카펫 2.0’ 모습./뉴스1
마지막 아카이브 라운지에는 참여 작가들이 전시를 준비하며 축적한 서적·이미지 등 자료들과 현대 블루 프라이즈의 지난 발자취(역대 수상 전시 등)가 녹아있다.
박 큐레이터는 “이동하는 삶을 사는 많은 사람에게 ‘당신의 진정한 집은 어디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확장된 범위의 새로운 쉘터와 그 가능성을 제안했다”며 “작가들의 경험과 상상력을 통해 창조된 여러 모습의 쉘터를 되돌아보며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나만의 진정한 안식처는 어디인지 고찰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가 진행되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디자인의 힘’을 콘셉트로 지난 2021년 4월 개관했다. 매해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 전시와 다양한 형태의 고객 경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지역민의 큰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이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