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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년 만에 독창적 작동원리 규명…조선 후기 해시계 ‘원구일영’ 복원

입력 | 2023-12-19 16:28:00


원구일영 복원 실험.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협력해 조선 후기 원구형 모양의 해시계 ‘원구일영’을 복원하고 제작 133년만에 독창적 작동원리를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세종 때 제작된 반구형 해시계인 앙부일구와 달리 1890년 제작된 원구일영은 원구 모양을 하고 있다. 원구 형태로서는 조선시대 과학문화재로 처음 보고됐다. 표면에 시각표기와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으나 일부가 유실되거나 고장으로 그 작동방법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복원된 원구일영의 특징은 관측지점에 따라 위도가 달라지더라도 위도를 조정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해시계는 대전의 위도에 맞춰 제작될 경우 대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반면 원구일영은 대전 위도에 맞춰서 제작됐더라도 서울에서는 위도를 조정해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 제주 별빛누리공원, 한국천문연구원, 경복궁에서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각각의 지점에서 ±7.5분 이내의 오차로 시간을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원구일영이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원구형 해시계라는 점, 지역에 상관없이 시간 측정이 가능했다는 점, 시각 표기에서 앙부일구와 혼천시계의 전통을 따랐다는 점에서 독특한 과학문화 유산이며 과학기술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