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금 총 334조 중 85% 넘어서
연금수익률은 선진국에 못미쳐
지난해 퇴직연금을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85% 넘는 적립금이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되면서 한국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퇴직연금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 원리금 보장형의 적립금은 286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334조8000억 원)의 85.4%에 이르는 규모로, 전년보다 2.3%포인트 높아졌다. 집합투자증권이나 직접투자 등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실적배당형은 37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11.3%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2.3%포인트 낮아졌다.
예·적금, 국채 등 원리금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투자되는 원리금 보장형 적립금의 비율이 높아진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이 비율은 2015년 89.2%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21년에는 83.1%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은 지난해 금리가 오르면서 예·적금 등의 기대 수익률은 높아진 반면에 증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이들은 5만 명으로 1년 전(5만5000명)보다 9.0% 줄었다. 사유별로는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인출한 사람이 2만3000명(46.6%)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보다 22.0% 줄어들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주택 구입 목적의 인출 금액도 9698억 원으로 23.4% 감소해 3년 만에 줄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