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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이용한 신장절제술, 수술 시간 짧고 통증 적어”

입력 | 2023-12-20 03:00:00

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
인하대병원, 첫 로봇 수술 성공, 종양 위치-크기 등 고려해 결정
후복막강 통한 절제 땐 박리 적고, 신동맥과 가까워 수술 시간 감소
구멍 한두개만 뚫어 회복도 빨라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종원 교수(오른쪽)가 병원 다학제실에서 다른 진료과 교수들과 함께 신장암 환자 치료를 위한 다학제 진료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박경희(가명·57) 씨는 최근 복부 질환으로 동네 병원을 찾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약 1.5cm 크기의 종양이 신장에서 발견됐다. 신장암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에 따라 박 씨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인하대병원 정밀 검사를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했는데 신장암 가능성이 높다는 판독 결과가 나왔다. 박 씨와 가족들은 “암이더라도 1기의 경우 조기에 절제하면 완치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수술을 결정했다.

주치의 김종원 교수(비뇨의학과)는 신장 종양이 발생한 위치, 수술 후 통증과 회복 일정 등을 고려해 로봇(다빈치SP)을 활용한 단일공(몸의 구멍 한 곳만 이용) 후복막강(복막과 등 사이 공간) 신장부분절제술로 종양을 제거하기로 했다.

박 씨의 수술 사례는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된 로봇을 통한 ‘단일공 후복막강 신장절제술’이다. 후복막강을 통한 수술은 복강(복막으로 둘러싸인 복부 공간) 수술과 달리 장 부위를 건드리지 않아 회복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수술 공간이 야구공 1개 크기 정도로 좁아 고난도 수술로 알려져 있다.

박 씨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수술 다음 날 식사도 하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해 3일 뒤 퇴원했다. 조직검사 결과에서 신장암으로 밝혀졌고, 수술한 신장 부분도 잘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신장 부분 절제 로봇수술은 신장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고려해 결정하는데 크게 ‘복강을 통한 수술’과 ‘후복막강을 통한 수술’로 나뉜다. 이 가운데 후복막강 수술은 신장 뒤편에 발생한 종양을 절제할 때 이점이 많다.

후복막강을 통해 신장 뒤편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적은 박리로 신장 종양에 접근할 수 있다. 또 신장 부분 절제를 위해 동맥의 결찰(혈관 주위에 실 조각을 묶어 막는 것)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신동맥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술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마취로 인한 환자의 신체 부담이 적다.

과거 복강 수술을 한 환자의 경우에는 장 유착 가능성이 높았는데, 후복막강을 통하면 장 유착과 관계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로봇수술은 보통 5개의 구멍을 뚫지만 단일공 로봇 수술은 1개나 2개의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의 통증도 줄일 수 있다.

후복막강을 통한 신장부분절제술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급 종합병원에서도 시행하는 의사가 많지 않다. 수술 공간이 좁아 시야가 나오지 않거나, 기구끼리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김 교수는 “신장암은 초기 단계에선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혈뇨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3∼4기로 진행된 상태가 많다”며 “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하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암이 발생한 부위와 크기에 따라 최적의 수술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