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겨울 청소년 올림픽 D-30 봅슬레이 출전 소재환-최시연 스켈레톤 신연수-정예은-김예림 상지대관령고 같은 반 친구들… “평창 트랙 달리고 또 달려” 구슬땀
2024 강원 겨울 청소년 올림픽에서 한국 썰매 첫 메달에 도전할 신연수 김예림 정예은(이상 스켈레톤) 최시연 소재환(이상 봅슬레이·왼쪽부터)이 14일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훈련을 마친 뒤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모두 2006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경기, 인천 등에서 살다가 썰매 선수가 되려고 평창에 있는 상지대관령고로 전학을 온 같은 반 친구 사이다. 평창=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024 강원 겨울 청소년 올림픽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썰매 대표팀 ‘대관령 5남매’ 김예림, 소재환, 신연수, 정예은, 최시연(이상 17)은 “안방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겨울 청소년 올림픽 첫 메달을 따겠다”며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은 앞선 세 차례 겨울 청소년 올림픽에서 빙상, 설상 종목 메달은 따냈지만 썰매에서는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상지대관령고 2학년 같은 반에 재학 중이기도 한 이 5명 가운데 메달 획득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는 남자 봅슬레이 대표 소재환이다. 2, 4인승 종목이 있는 성인 봅슬레이 대회와 달리 청소년 올림픽 같은 유소년 대회는 모노봅(1인승) 경주만 진행한다. 소재환은 올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유스 시리즈에 8번 출전해 5번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최근에는 3개 대회 연속 은메달로 페이스가 한풀 꺾인 상태다. 소재환은 “더 큰 대회(청소년 올림픽)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봅슬레이 대표 최시연도 메달 후보다. 최시연은 “메달을 꼭 딸 거다. 마야 보이그트(16·덴마크)라는 선수가 올해 1년 내내 1등만 했다. 그 선수는 인정한다. 그래서 은메달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최시연은 지난달 10일 평창 트랙에서 열린 유스 시리즈 때 보이트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3월에도 역시 평창에서 2위에 오른 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하루에 최소 2, 3번씩 평창 트랙을 달릴 수 있는 대관령 5남매는 다른 선수들보다 유리한 환경에서 이번 대회를 치른다고 할 수 있다. 올해 1월 트랙 주행을 시작해 5명 중 실전 경험이 가장 적은 여자 스켈레톤 대표 정예은도 평창 트랙을 100번 넘게 탔다. 이들은 대회 개막 전까지 최소 50번은 더 주행 경험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경기 김포시에 살던 정예은은 지난해 여름 재미 삼아 출전한 ‘스타트 대회’에서 스켈레톤의 매력에 빠져 그해 겨울부터 평창에 눌러 앉았다. 스타트 대회는 이름 그대로 스타트 구간을 누가 빨리 달리는지 겨루는 이벤트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유망주 발굴 목적으로 해마다 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스타트 대회에는 순간 스피드에 자신이 있는 단거리 육상 선수가 참가하는 일이 많다. 남자 스켈레톤 대표 신연수, 여자 스켈레톤 대표 김예림 모두 단거리 육상 선수 출신이다. 최시연도 마찬가지다. 반면 정예은은 패들보트 동호회 활동은 했지만 육상선수로 뛴 적은 없었다. 정예은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게 이번 대회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 썰매 1, 2세대는 성인이 된 뒤에 종목을 처음 접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18 평창 겨울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아이언맨’ 윤성빈(29)도 고3이 돼서야 스켈레톤을 처음 접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스켈레톤을 시작한 ‘스파이더맨’ 정승기(24)가 ‘육성 단계’를 거친 첫 세대라고 할 수 있다. 2016 릴레함메르 청소년 올림픽에서 8위를 했던 정승기는 올 시즌 랭킹 1위로 성장했다. 대관령 5남매도 같은 미래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