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경복궁 2차 낙서범 “경찰 조사, 이런 경험 처음…장난 치고 싶었다”

입력 | 2023-12-20 09:43:00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 발생 나흘째인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인근 담벼락에 복구 작업을 위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2023.12.19/뉴스1 ⓒ News1


경복궁 낙서 2차 범죄 피의자인 20대 남성이 범행 이유에 대해 “그냥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경찰 조사에 대해서는 “이런 경험을 다 해본다” “기자가 많았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20대 피의자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각종 기사, 유튜브에도 (내가)떴더라”며 “살다살다 저런 곳에 박제(인터넷에 기록으로 남는다는 은어)가 다 되어 본다”고 적었다. 또 “(낙서) 스펠링이 틀린 건 조금 쪽팔린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자신의 낙서에 대한 평가도 남겼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20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로 전날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받았다.

A씨는 블로그에 조사 후기도 적었다. 그는 “조사 받은 날 각종 기자들이 빽빽하게 서 있었다. 이런 경험을 다 해본다. (기자들이) 계속 말씀을 부탁드린다는데 무슨 질문이 그렇게 많은지 계속 쫓아왔다. 막 붙잡거나 하진 않아서 감사했다”고 적었다.

이어 “계속 쫓아오는 기자 두 분께 ‘내일 아침 식사 맛있게 하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냐고 되묻더라. 나도 당황해서 도망갔다. (낙서에 언급된) 아티스트와 어떤 관계냐는데, 일개 팬이다”라고 전했다.

범행 이유에 대해선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다. 그저 낙서다.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좀 치고 싶었다. 죄송하다. 아니 안 죄송하다. 그냥 예술을 한 것이다”고 남겼다. 미스치프는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흉기 난동 및 해외 도피 우려에 대해선 “저로 인해서 문제가 생길 기미가 보인다면 바로 택시 타고 집으로 안심귀가 하거나 바로 얌전히 체포당하겠나. 제가 뭐 해외 도피를 하겠냐”고 반박했다.

A씨는 지난달 미스치프 전시회에 작품으로 전시된 모자 중 일부를 훔쳐 절도 혐의로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조사 받기 전 경찰서 앞에서 모자를 쓰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후 경찰에 모자를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블로그에 “모자를 중고장터에 올렸다가 계정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A씨는 전날 약 6시간의 경찰 조사를 마친 후 “다른 범행 용의자들과 일면식 있나”, “영추문(경복궁 서문) 낙서한 이유는 폐쇄회로(CC)TV가 없는 걸 노린 건가” 등의 질문에 답변 없이 경찰서 로비를 빠져나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