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피부질환 앓는 유튜버, 비행기에서 이효리 만나 이효리가 비행기 이륙 후 먼저 "제주도 어디 가냐" 물어 대화 나누다 유튜브 영상까지 촬영 "아직도 믿기지 않아" "진심의 눈빛으로 봐줬고, 속마음 말할 정도로 편안했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유튜버가 비행기에서 이효리와 대화를 나눈 영상을 공개했다.
13일 희귀병·투병생활 관련 유튜브 채널 ‘daily여니’가 게재한 영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는 피부병인 수표성 표피박리증을 앓고 있다. 수표성 표피박리증은 작은 마찰에도 피부에 물집과 염증이 생기는 희귀성 유전 질환이다.
이어 얼굴을 보인 이효리는 카메라 구도를 잡아주고 유튜버와 눈을 맞추며 다정하게 대화를 나눴다. 처음 대화의 화두는 외모에 관한 것이었다.
카메라에 비춘 자신의 모습을 본 이효리는 “요새는 누구나 외모 콤플렉스가 있나 보다. 나도 (외모 콤플렉스가) 너무 많다. 사람들은 이해 못 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자기가 자기를 괴롭히는 거다. 남들은 괜찮다 하는데 지긋지긋하다. 내가 나 자신을 괴롭히는 이 모습. 결국은 나 자신만 나를 사랑해 주면 되는데. 죽을 때까지 그렇게 될까”라고 의문했다. 이에 희귀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유튜버는 “저도 겉모습이 이렇다 보니까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이효리는 “어딜 가도 누가 날 쳐다보는지 안 쳐다보는지 먼저 살피게 된다. 누가 알아보거나 쳐다보면 마음이 약간 긴장되면서 불편해진다. 평범한 사람들은 특별해지고 싶고 특출난 사람들은 평범해지고 싶어지고. 머리 자르면 기르고 싶은 거랑 비슷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튜버의 투병 생활에 관해 자세히 물어보기도 했다. 이효리는 “병원에 오래 있으면 진짜 답답하겠다”고 운을 뗐다. 유튜버는 “성격이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오래 있다 보면 답답한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몸에 상처가 생기는 병이다. 전신에 계속 상처가 있다. 근데 상처가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 이러니까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진통제 주사를 지속적으로 맞을 수 있어서 몸이 좀 더 편안한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이효리는 “어렸을 때부터 점점 더 나아진 거냐 아니면 더 아픈 거냐”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유튜버는 “그런 게 없다. 그냥 계속 좋았다가 나빴다가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피부가 벗겨진다. 일반 사람들은 이런 병이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에서 이효리는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효리는 강아지한테 손가락이 물려 거의 절단될 뻔했던 일화를 공유하며 유튜버와 진통제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수술이 끝난 후) 감각이 돌아오자마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진통제 빨리 달라고, 무통주사 놔달라고 해서 사흘을 맞았다. 고통이라는 게 인간을 참 나약하게 만들더라. 아플 때는 아프지만 않으면 모든 게 다 행복할 것 같다. 안 아프면 또 욕심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또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는 생활에 대한 소회를 드러냈다. 이효리는 “2주 만에 집 간다. 남편도 많이 외로워하고 강아지들도 엄마 보고 싶어 하니까 챙겨주고. (제주도에서는) 릴렉스 하면서 지내는데 그렇게 계속 있을 때는 그게 좋은지 잘 몰랐다. 서울 와서 막 이렇게 빡세게 일하고 내려가면 너무 행복하다. 근데 또 한 2주 정도 그렇게 지내면 또 나가서 일하고 싶다. 잠깐 쉬었다가, 일했다가. 너무 감사하다. 행복하다”고 밝혔다.
대화는 비행기가 제주도에 도착하며 이효리가 “여행 재밌게 잘 하고 입원해서도 파이팅 하라”고 유튜버에게 말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효리와 유튜버는 정답게 손 주먹을 맞부딪기도 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은 “이효리는 어려운 시절을 겪어봐서 다른 이의 어려움을 헤아릴 줄 아는 구나”, “비슷한 나이의 딸 둘을 둔 아빠다. 어서 치료약이 개발되라고 함께 빌겠다”, “마음이 따뜻한 효리씨. 대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불편하지 않게 해주려는 대화법은 배워야 될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