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12.20.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일 “제가 마음이 좀 독해졌다”며 ‘비대위원장직 수락’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현안에 대해 입을 닫았다. 전날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
한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처음에는 부담이 되어서 이야기해줬는데, 이젠 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전날 본인이 한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는 발언이 ‘국민의 힘이 뜻을 모아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해 올 경우, 적극 수용할 의지가 있다고 해석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침묵했다.
이어 ‘한 장관이 김 여사 특검을 몰카 공작으로 지칭한 것을 두고 수사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그걸 그렇게 들으셨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여러 해석이 나올 것 같다’는 물음에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지 않냐”고 말을 아꼈다.
앞서 한 장관은 19일 특검법과 관련해 “법 앞에 예외는 없다”며 “국민들이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다.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20일 국민의힘 상임고문 원로들은 “한동훈 비대위에 대해 거의 이의는 없는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유흥수 고문은 이같이 말하며 “이순신 장군은 배 12척을 가지고 임진왜란에서 승리했다. 우리 국민의힘 상황이 배 12척이 남은 상황과 같다.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은 이 시기에 ‘배 12척을 한동훈에게 맡겨보자’는 그런 식의 중지가 모아졌다”고 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