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어린이병원서 작은 음악회 다른 가수 곡 신청받고 즉석 노래 보호구 착용 병동 찾아가 공연도 악뮤 “오히려 우리가 더 위안받아”
남매 듀오 악뮤(AKMU)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어린이병원 로비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악뮤는 면역력이 약해 로비에 나오지 못한 소아암 환자들의 입원실을 찾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고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누구 사랑 먹고 그리 이쁘게 컸니? Mommy or your daddy or them both(엄마, 아빠, 아니면 둘 다)?”(악뮤, ‘Love Lee’)
남매 가수 ‘악뮤(AKMU)’가 연말 소아 환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서울대병원은 악뮤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어린이병원 로비에서 깜짝 콘서트를 열고 환자들에게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악뮤는 ‘Love Lee’ 등 올해 발매한 신곡부터 ‘오랜 날 오랜 밤’, ‘200%’ 등 대표곡으로 50분간 병원에서 작은 음악회를 이어 갔다. 악뮤와 서울대병원은 외부인보다는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최대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공연 전날이 돼서야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홍보를 최소화했다. 이날 공연에는 환자와 보호자 250여 명이 로비를 가득 메운 채 공연을 지켜봤다.
공연이 끝난 뒤 악뮤는 소아암 병동을 찾았다. 면역력이 떨어져 병실 밖 음악회에 참석하지 못한 환자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악뮤는 보호구를 착용하고 그들의 오랜 팬인 정서희 양(15)이 입원한 무균실을 찾아 정 양의 ‘최애’곡인 ‘다리 꼬지 마’를 들려줬다. 정 양은 “입원 기간 동안 악뮤의 음악이 마음의 치유제가 돼 줬다. 오늘 받은 응원을 통해 앞으로도 힘내서 치료받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어린 환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취지로 악뮤가 먼저 병원에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 이후 악뮤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고 싶어 음악회를 준비했는데, 오히려 우리가 더 큰 위안과 응원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태 병원장은 “앞으로도 환자의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