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신들 공천 약속 받은 듯 행동 한동훈, ‘낙하산 공천’ 어떻게 해결할 건가
윤완준 정치부장
“폭망 분위기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여권 인사의 내년 4월 총선 여당 전망이다. 그는 총선 승패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어야 수도권에서 어느 정도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30%대로는 대구·경북(TK)과 서울 강남 3구를 제외하고는 후보들이 아무리 개인기를 발휘해 봐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2월 둘째 주 31%다. 오랜 기간 31∼36% 박스권에 갇혀 있다.
위기감을 느낀 여권이 판을 바꿔 보겠다고 선택한 것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앞에 놓인 여러 과제 중 하나는 인적 쇄신이다.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키워드는 험지 출마와 불출마를 내세운 ‘희생’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한 인적 쇄신으로 기득권 정당 이미지를 벗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총선용 개각과 대통령실 개편으로 출마에 나선 장관과 대통령실 참모들의 모습은 여당의 위기감과는 딴판이라는 게 여당 다수 인사들의 지적이다. 임기가 남았음에도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출마 지역으로 서울 서초을, 경기 성남 분당을을 거론하다가 지역구 쇼핑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인사의 말이다.
“그들은 장관, 참모를 하며 권력을 누린 것 아니냐. 그런 이들이 윤 대통령이 준 직책으로 경쟁력을 갖췄으면 그 경쟁력을 써먹을 험지에 가야지, 서울 강남갑 성남 분당을 같은 양지만 고집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이 인사는 교체 장관 모두 총선 출마 대상인이었던 ‘총선용 개각’ 그 자체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장관, 참모들이 윤심을 업은 것처럼 됐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들이 원하는 곳에 공천을 줘야 하는 ‘윤심 공천 약속’을 받은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정권을 떠나 총선에 나가겠다는 장관-참모 출신들은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보여야 한다. 친윤 핵심들도 방향성은 옳았다고 한 인요한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 중 하나도 내년 총선 때 모든 지역구에서 전략공천을 원천 배제하고 대통령실 출신도 예외 없이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동훈의 여당이 ‘용산 낙하산 공천’ 논란을 어떻게 돌파해 공정한 공천이라는 숙제를 풀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윤완준 정치부장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