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지하갱도 최소 2개 새로 건설” 中외교부는 “근거 없는 주장” 부인 美-中-러 핵무기 경쟁 재점화 가능성
중국이 약 60년 전 최초로 핵실험을 한 신장위구르자치구 뤄부포(羅布泊) 호수 핵실험장을 확장하는 등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지난달 러시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전격 철회한 상황에서 중국마저 핵 전력 증강 시도에 나선다면 강대국 간 핵 경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NYT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2017년 이후 현재까지 뤄부포 핵실험장에서 최소 두 개의 신형 갱도가 건설됐으며 30곳 이상의 건물이 증축됐다고 전했다. 특히 갱도 한 개는 깊이가 500m 이상이어서 대규모 지하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뤄부포 핵실험장은 중국이 1964년 첫 핵실험을 실시한 곳으로, 1996년까지 40여 차례 핵실험이 이어졌다. 면적은 여의도의 약 1.8배인 5.2㎢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러시아나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했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고 NYT에 전했다. 일부 전문가는 CTBT 비준을 철회한 러시아가 빠르면 내년에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일부 강경파를 중심으로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핵무기 현대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보도에 대한 NYT 질의에 “근거 없이 중국의 핵 위협론을 부추긴다”고 부인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