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x 울산시 x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울산대학교에 ‘울산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유망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돕는 곳입니다. IT동아는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지원사업’ 선정 기업을 소개하고 이들의 스케일업을 지원합니다.
울산에 뿌리를 내린 소셜 업사이클링 기업 우시산은 지금까지 숱한 사회 공헌 활동을 벌였다. SK를 비롯한 대기업과 정부 기관, UN환경계획과 같은 국제 환경 보호 기구들과 함께다. 이들이 처음 주목한 것은 바다의 고래를 괴롭히는 해양 폐플라스틱의 수거와 업사이클링이다. 해양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사람의 안전을 지키는 모자와 장갑, 고래 살리기를 전파하는 인형과 현수막 등 여러 업사이클링 상품을 만들어 보급했다.
해양 폐플라스틱을 줄이고 바다의 생물을 살리는 여러 사업을 펼친 덕분에, 우시산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과 환경부 생물 다양성 보전 장관상을 받았다. 2023년에는 해양수산부, 해양환경공단과 함께 해양폐기물 업사이클링 제품도 개발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전국 곳곳의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치소비’라는 오프라인 스토어를 세워 업사이클링의 장점과 효과를 소개 중이다.
투자금 유치 전략을 논의하는 김유광 한국벤처컨설팅 이사(왼쪽)와 변의현 우시산 대표 / 출처=IT동아
우시산을 이끄는 변의현 대표는 투자금을 유치, ‘시작은 작았지만, 꿈은 산처럼 큰’ 우시산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려고 한다. 이들의 비전은 울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 나아가 세계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것이다. 울산의 고래뿐만 아니라 세계의 바다에 사는 생물, 사람과 장애인들이 함께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우시산의 투자금 유치와 성장 전략을 도울 전문가로 김유광 한국벤처컨설팅 이사를 섭외했다. 초기 기업 투자 관리와 컨설팅, 스케일업코리아의 투자 전략 멘토로 수 년간 활동 중인 명사다.
우시산의 든든한 파트너 기업, 한국몰드 제 2공장 회의실에서 변의현 대표와 박준영 본부장, 김유광 이사가 만났다.
초대형 쓰레기 수거 선박같은 대형 프로젝트 진행, 업사이클링 명가 이미지 차별화
우시산의 업사이클링 파트너 기업 한국몰드에 구축한 경작업모 생산 현장을 소개하는 변의현 대표 / 출처=IT동아
변의현 대표 : 우시산은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합성수지) 병과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 가림판, 폐안전모와 폐원단을 가공해서 소재로 만들고 이것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을 주로 합니다. PET병을 가장 많이 다뤘고, 자동차 부품도 업사이클링한 경력이 있어요. 2024년부터는 폐원단과 헌옷을 업사이클링하는데 집중하려 합니다. 도전 과제는 더 큰 발전을 이룰 투자금 유치 전략 수립, 그리고 지속 가능성 확보 방안이에요.
김유광 이사 : 우시산은 오랜 기간 환경보호를 위한 업사이클링 관련 사업을 했으니, 이제 차별화 전략을 세울 때입니다. 이전과는 달리 지금은 업사이클링을 하는 기업이 많아졌습니다. 차별화하려면 우시산만이 가진 사업적인 의미와 오랜 기간 쌓은 이미지를 잘 버무려서 시장에 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해야 합니다. 상품을 잘 만드는 것과 잘 판매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예요. 좋은 제품을 잘 팔려면 브랜드와 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시산이라는 브랜드가 어떤 장점을 가졌는지, 우리 상품을 선택하면 세계와 환경에 어떤 기여를 하고, 그것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를 알려야 해요. 그래서 저는 두 가지 전략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전략은 우시산의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 이미지와 수익성을 함께 강화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원료를 확보했다고 해서 계속 생산 품목을 늘리지 말고, 오히려 품목을 줄여서 제품별 원가 구조를 건강하게 하고 제품의 품질을 높여야 해요. 판매 데이터와 소비자 반응을 토대로, 인기 없이 재고만 쌓이는 상품군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수익성이 좋은 제품의 생산에 집중해야 합니다. 마구잡이식 다품종 생산이 아닌 인기 있는 소품종 전략을 선택하면 품목당 생산원가 절감과 소비자의 수요 충족 모두 가능할 것입니다.
우시산의 투자금 유치 전략을 듣고 조언하는 김유광 이사 / 출처=IT동아
두 번째 전략은 중장기 프로젝트를 만들어 우시산의 가치를 널리, 눈에 띄게 알리는 것이에요. 우시산은 울산 앞바다의 쓰레기를 수거, 자원화하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것을 더욱 차별화해서 '초대형 바다 쓰레기 수거 선박'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세계 곳곳의 해양 쓰레기 섬에 가서 쓰레기를 모으고 원료화, 상품화하는 것을 캠페인으로 만들어 알리는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진행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이자 초대형 바다 쓰레기 수거 선박이라는, 누구도 만들지 못한 가치를 만드는 기업. 이 가치가 만들어낼 효과를 사업계획서에 녹여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업사이클링의 가치에 수익 더해 자연스레 기업 가치로
변의현 대표 : 최근 합류한 박준영 본부장이 마침 이와 비슷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시산의 역량에 비해 너무 하는 일이 많다고도 생각했고요. 사업을 압축하려 했는데, 여기에 큰 도움이 될 조언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한편으로는 투자금 유치 전략을 함께 논의하고 싶습니다.
우시산이 만든 업사이클링 상품들 / 출처=IT동아
우시산은 최근 4년간 여러 업사이클링 성과를 만들었지만, 그보다 앞서 4년 동안 다른 사업을 했습니다. 업력이 8년인 셈인데요, 그러다보니 대부분 7년 이내 기업에 주어지는 각종 자금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반면, 업사이클링 기술 고도화와 상품화에 드는 비용은 꾸준히 비싸지니, 이제는 투자금을 유치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시산이 세울 투자금 유치 전략은 무엇일까요?
김유광 이사 : 맞아요. 초기 기업을 돕는 펀드는 대부분 7년 이하 기업을 선발합니다. 하지만, 초기 기업을 연차가 아니라 매출 규모로 보는 펀드도 있어요.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 별다른 요건을 설정하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도 있으니, 사업계획이 매력적이라면 투자금 유치는 가능할 것입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우시산과 같이 연혁이 오래 된 기업의 경우,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보다 기존의 사업을 튼튼히 하고, 그 사업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니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을 할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주요 사업을 고도화한 이후에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투자금을 유치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성원들과 사업계획서를 차근차근 만들어보세요. 물론, 사업계획서에는 기업의 성적표인 손익계산서가 들어가야 합니다. 손익계산서를 더 좋게 만들, 훌륭한 사업을 발굴해 사업계획서에 반영하세요.
우시산의 성장 전략을 소개하고 자문을 구하는 박준영 본부장 / 출처=IT동아
박준영 본부장 : 사업계획서를 쓰는데, 우시산의 매출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걱정입니다. 게다가 우시산은 아직 기업 가치 산정도 받지 못했고요. 그래서 핵심 경쟁력을 업사이클링 플랫폼으로 삼는 것을 고려 중이에요. 우리는 수많은 폐자재의 확보를 도울 네트워크, 폐자재 원료화와 업사이클링 역량을 가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업사이클링 상품화에 자신 있는데, 이것을 강조한 플랫폼을 내세우려고 해요.
김유광 이사 : 기업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사업계획서입니다. 매출이 적어도 괜찮아요. 사업 계획을 잘 세워 우리가 앞으로 어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인지, 이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를 쓰면 됩니다. 그리고, 이 성과를 내는데 필요한 자금을 산정해서 제안하면 됩니다. 지금의 기업 가치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비전을 보여주는 것, 그래서 투자자를 매료하는 것입니다.
폐자재 쪽에 초점을 두면 투자자들이 우시산을 '폐기물 전문 처리 기업'으로 볼 거예요. 업사이클링 상품화를 역량으로 소개하면, 원재료 생산에서 완제품 제조까지 이어지는 가치 사슬이 다소 길어 보일 것이고요. 이런 형태의 사업은 대기업처럼 계열화가 되어있어야 경쟁력을 확보 가능합니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어떤 사업을 실현할 수 있을지를 눈여겨봅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해요. 우시산의 비전은 폐자재 처리가 아니라, 업사이클링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고 보호하는 기업, 그리고 이를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어필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시산이 만든 업사이클링 상품과 판매 매장 / 출처=우시산
지금 우시산은 전반적으로 판단해 보았을 때, 사업을 잘 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현재 비즈니스의 내용을 잘 유지한 채,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공략, 우시산의 사업적인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합니다. 이 새로운 영역의 공략에 성공하면 곧 기업 가치에도 좋은 영향을 줄 거예요.
수익성 높이고 차별화된 신사업 구상 더해 사회적 기업 투자 성공 사례 만들기를
김유광 이사 :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고 매출을 만들려면, 선봉에 세울 제품이 있어야 합니다. 우시산이 최근 집중하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변의현 대표 : 헌 옷 업사이클링, 그리고 폐안전모를 가공해 만든 경작업모입니다. 특히 경작업모에 큰 기대를 걸어요. 세계 최초의 업사이클링 사례인 만큼 안전보건공단도 이 사업을 주목, 성능을 고도화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다만, 고민이 있어요. 폐안전모를 수거하고 손질하는 과정, 업사이클링해서 원료화하는 과정, 원료를 경작업모로 만드는 과정 모두 많은 비용이 듭니다. 자연스레 원가도 비싸져요. 다행히, 한국몰드의 도움을 받아 양산 비용을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원가가 비싸 고민입니다.
우시산이 만든 업사이클링 상품들 / 출처=우시산
김유광 이사 : 단가를 보니, 대량 생산을 한다고 해도 가격이 다소 비쌀 것으로 보여집니다. 세계 최초 폐안전모 업사이클링이라는 긍정적 가치가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 가치가 높은 원가로 인해 퇴색된다면 곤란합니다. 대량 공급을 위해 경작업모를 쓸 파트너 기업, 고정적인 수요처를 우선 찾는 것이 좋겠어요. 동시에 폐안전모 수거와 손질, 원료화 등 업사이클링 전반의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우시산은 지금 모든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만듭니다. 국산 제품이라는 의의는 있지만, 생산단가를 토대로 해외 생산도 고려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생산 판매하고 있는 고래를 포함한 자체 캐릭터도 보기에는 좋을 것 같습니다만, 소비자의 반응 등을 잘 살펴서 이들이 더 좋아하도록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품에 적용하는 캐릭터는 예쁜 것은 기본이고, 소비자에게 만족을 줘야 합니다. 많은 캐릭터사와 협업도 생각해보면 좋을 듯합니다.
박준영 본부장 :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전략도 궁금합니다. 우시산은 업사이클링 기술력을 토대로 많은 상품화 성과를 냈어요. 대기업과 기관도 저희와의 협업을 꾸준히 의뢰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업사이클링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것이 꾸준히 이어지는 사업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어요.
투자금 유치 전략을 논의하는 김유광 이사와 변의현 대표, 박준영 본부장(왼쪽부터) / 출처=IT동아
변의현 대표 : 그래서 폐안전모와 폐원단을 주목했습니다. 이 두 가지 폐자재는 꾸준히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들을 업사이클링한 제품의 단가를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려 합니다. 지속가능한 상품, 고부가가치 제품과 제작 기술도 꾸준히 궁리해요. 그래서 최근 만든 것이 베임 방지 장갑입니다. 베임 방지 장갑은 건설 현장에서 필수인데다, 기존 제품의 단가가 높아요. 경작업모나 베임 방지 장갑 등 안전 관련 상품을 주목할 거에요.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강조하는 동시에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제품이니까요.
김유광 이사 : 지속 가능성 확보는 사회적 기업이 풀 난제입니다. 사업을 이어가는 것, 매출을 꾸준히 내는 것 모두 참 어려워요. 수요자들은 대개 사회적 기업과 단건으로 협업합니다. 소비자들도 업사이클링 상품을 사서 좋은 평가를 내리더라도, 이것을 꾸준히 사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지금까지 숱한 성과를 낸 우시산을 존경합니다.
상품의 단가를 낮추고 매출을 높일 방안은 늘 생각해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도 그래요. 매출이 지속 가능성의 기본입니다. 우시산의 상품을 산 소비자들이 가치 있는 소비를 한 느낌을 주도록 비즈니스모델과 상품을 꾸며보세요. 상품을 개별 판매하지 않고 묶음 판매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폐소재를 다루고 원료화하는 기술을 고도화해서 우시산이 만든 업사이클링 원료를 다른 기업이 활용해서 제품을 제조하는 업사이클링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향이라고 보여집니다.
투자금 유치 전략을 논의하는 변의현 대표, 박준영 본부장과 김유광 이사(왼쪽부터) / 출처=IT동아
지금까지 우시산은 오랜 기간 업사이클링을 하면서 풍부한 경험과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폐자재의 원료화와 상품화, 그리고 환경을 보호하고 살리는 캠페인을 통해 전달해온 메시지는 우시산의 소중한 사업적 자산입니다.
여기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의 수익성을 보완하고, 미래지향적인 신사업 구상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세요. 이미지 면으로나 실질적인 수익성 측면으로나 좋은 회사로 성장해 가는 것이 우시산의 발전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도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