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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강추위로 전기차 차주들 ‘걱정’ 커진다…왜?

입력 | 2023-12-22 14:44:00

배터리 효율 감소로 주행 거리 급감
충전 수요 증가로 곳곳서 '충전난' 나와




전국적인 강추위가 지속되며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 차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저온에서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며 주행 거리가 크게 줄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충전 수요가 급증해 아파트 내 전기차 충전소 사용이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추위로 전기차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6의 차주인 강 모씨는 “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체감상 주행 가능거리가 25%는 줄어든 것 같다”며 “전비는 대략 6㎞/㎾h에서 추위로 4㎞/㎾h 이하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강 씨는 “그나마 아이오닉 6가 국산 NCM(삼원계) 배터리를 쓰고 있어 중국산 LFP(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한 차보다 괜찮은 것”이라며 “히터를 중간 중간 꺼주며 전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 EV6 차주인 지 모씨는 “겨울 전에는 완전 충전 시 500㎞ 주행이 가능했지만, 겨울엔 350㎞밖에 못 탄다”며 “특히 밤새 바깥에 주차해 놓으면 배터리가 2~3% 줄어 있어, 겨울철에는 충전 횟수가 더 많다”고 말했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배터리를 탑재한 PHEV 차주들도 효율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울산에 거주하는 메르세데스-벤츠 하이브리드(PHEV) 차량 소유주 임 모씨는 “벤츠 GLC350e를 완전 충전했을 때 전기로만 주행 가능한 거리가 21㎞에서 18㎞로 줄었는데, 실제로는 이 정도도 운행하기 힘들다”며 “이 차로 장거리 운행을 하지 않아 큰 불편함은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자주 충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와 PHEV 차량의 저온 시 주행 거리 감소 현상은 리튬이온 계열 배터리 특성 때문이다. 리튬 이온은 저온에서 이동성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는데, 이는 배터리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

내연기관 차와 히터를 돌리는 방식이 다른 것도 효율 저하 원인이다. 내연 기관차는 엔진을 가동할 때 발생하는 열로 실내 히터를 돌리거나, 전기차는 배터리를 통해 히터를 가동한다. 다시 말해 히터를 돌릴 록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 때문에 겨울철 전기차 충전 수요가 크게 늘어, 일부 아파트에선 충전에 불편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많다.

서울 한 아파트에 사는 김 모씨는 “1673세대 아파트에 완속 충전기 5대와 급속 충전기 2대가 설치돼 있다”며 “퇴근 시간부터 밤 사이엔 언제나 충전소가 차량으로 가득 찬다”고 말했다.

이어 “밤새 충전을 해놓으면, 다른 차주가 충전을 해야 한다며 차를 옮겨달라고 전화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당분간 겨울 한파로 전기차 주행거리 감소 현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기술 개발을 통해 날씨와 무관하게 주행 거리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나, 상용화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나마 국내 충전 설비의 90%가 지하에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날씨 영향을 덜 받는 것이 다행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