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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2023 출판 키워드… 챗GPT, 전쟁, 위로

입력 | 2023-12-23 01:40:00


인공지능(AI), 전쟁, 위로….

‘올해의 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동아일보 올해의 책 선정위원들이 1표 이상씩 추천한 책에는 2023년 한 해를 설명해주는 키워드가 녹아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서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시기라는 점에서 과거를 분석해 교훈과 방향을 모색하는 책이 여럿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챗GPT를 비롯한 AI 개발이 화두인 가운데 과학 서적이 추천을 많이 받았다. 과학자인 저자가 챗GPT와 대화한 내용을 담은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김대식, 챗GPT 지음·동아시아)를 비롯해 ‘조선시대의 반도체’로 여겨지는 닥나무를 분석한 ‘장인과 닥나무가 함께 만든 역사, 조선의 과학기술사’(이정 지음·푸른역사)가 꼽혔다.

박상준 민음사 대표는 ‘휘어진 시대’(남영 지음·궁리)를 추천하면서 “놀라운 과학적 발견의 연관을 ‘뭉클한’ 과학 인물 열전으로 담아냈다. ‘한 시대의 평전’으로 고전이 될 책”이라고 했다. 과학교양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김상욱 지음·바다출판사), ‘우리 우주의 첫 순간’(댄 후퍼 지음·해나무)도 추천을 받았다.

장기화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스트롱맨’ 지도자들의 확산, 허위 정보 범람 등 세계적인 각종 위기 현상을 반영한 책도 많았다. ‘일론 머스크’(윌터 아이작슨 지음·21세기북스), 소설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김진명 지음·이타북스)이 꼽혔다. 조성웅 유유출판사 대표는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정아은 지음·사이드웨이)을 추천하며 “독재자가 어떻게 권력을 얻었고 멀쩡하게 천수를 누리다가 죽었는지에 관한 인문적 조망이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했다.

책을 찾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위로일 것이다. 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는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지음·유노북스)에 대해 “절망의 바닥에서 행복을 찾는 그의 철학이 와닿을 것”이라고 했다. 청소년 소설 작가가 일기의 효능과 가치를 알려주는 ‘어느 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이경혜 지음·보리출판사)와 성선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무엇이 우리를 다정하게 만드는가’(스테퍼니 프레스턴 지음·알레), 에세이 ‘딸이 무너져 있었다’(김현아 지음·창비)도 꼽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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