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공식 일정 없이 인선 등 숙고 청년-중도-수도권에 인선 방점 당내 “최근 영입인재 9명 활용을” 한동훈 vs 이재명 총선구도 노려
與 총선기획단 회의 국민의힘 이만희 총선기획단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전략을 총괄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내년 3월 중순경 발족하기로 했다. 선대위는 정책을 전문으로 다루는 ‘진심 선대위’와 현안에 대응하는 ‘원팀 선대위’로 꾸려질 예정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제부터 가장 기대되는 건 저쪽(더불어민주당)에 앉아 있는 86 운동권 출신 최고위원들과 대비될 국민의힘 비대위원들의 면면이다. 민주당은 이제 와서 다 바꿀 수도 없고 곤란할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지도부 인사는 이르면 다음 주 꾸려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22일 이같이 말했다.
1973년생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비대위원장 공식 등판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에서는 ‘789세대’(1970, 80, 90년대생)를 비대위원으로 대거 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을 대표하는 86(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세대와 비교되는 구도를 만들어 총선에서 차별화하자”는 것. 최근 국민의힘이 인재 영입 인사로 공개한 MZ세대 인사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민주당과 대비되는 젊은 세대로 총선”
한 전 장관은 이날 공식 일정 없이 비대위원 인선 등 향후 당 운영 방향을 숙고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 전 장관이 개인 의견을 먼저 말하는 것보다 당과 충분히 논의한 뒤 책임 있게 말하고 바로 실천에 옮길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26일 비대위원장 임명 전까지 외부 행보를 최소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한동훈 비대위’ 방향성의 가늠자가 될 비대위원 인선을 두고 당내에서 2030 MZ세대와 여성, 중도, 수도권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인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당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한 전 장관은 전날 비대위원 인선 기준으로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친윤(친윤석열) 그룹 의원은 “한 전 장관이 눈치를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 눈치 보고 끌려갈 것이라면 비대위원장직을 안 맡는 게 맞다”며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들로 구성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특히 ‘한동훈 비대위’가 세대교체를 통해 ‘운동권’, ‘진영 정치’로 표상되는 민주당 지도부와 정반대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전 장관은 젊음과 새로움으로 우리 정치에서 수십 년 군림해 온 운동권 정치를 물리치고 탈진영, 탈팬덤 정치를 열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부패한 586 운동권 청산에 대한 국민 요구가 굉장히 높다”고 했다.
1970년대 이후 출생자들로 비대위를 채우자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586 정당 민주당을 국민의힘 789세대가 심판하자”면서 “비대위 구성부터 달라진 모습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청년층과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 수도권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 총선 의도”
이 같은 당내 반응에는 “내년 총선이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아닌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재편돼야 한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당 관계자는 “총선이 정권 중간평가보다는 차기 대권 후보 간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게 여당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최근 국민의힘에 합류한 젊은 정치인들이 차기 비대위원 인재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최근 인재 영입을 통해 윤도현 자립준비청년 지원단체 대표(21), KAIST 재학생 정혜림 씨(31) 등 20대부터 40대까지 9명의 인재를 영입한 바 있다. 지도부 출신 한 의원은 “당에서 검증을 통해 ‘인재’라는 이름표로 데리고 온 분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 전 장관 역시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만큼 당내 소장파 인사들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2011년 박근혜 비대위도 당시 소장파 젊은 의원이었던 김세연 전 의원(당시 초선)이 합류하면서 개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2011년 12월 출범한 ‘박근혜 비대위’는 이듬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달성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