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냐 보수재편이냐 갈림길 韓, 공개 행보 없이 黨구상 집중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21 뉴스1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을 앞둔 가운데 27일 탈당을 예고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대응이 ‘한동훈 비대위’의 보수 결집 방향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비윤석열)계를 품는 ‘보수 대통합’으로 갈지, 한 전 장관 본인을 중심으로 한 보수 재편을 도모할지 당내 관심이 모이는 것.
한 전 장관은 임명을 이틀 앞둔 24일에도 공개 행보나 메시지를 내지 않고 비대위원 인선 등 향후 당 운영을 위한 구상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장관이 26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비대위원장직에 임명되면 첫 번째 당내 현안으로 이 전 대표의 탈당 문제를 접하게 된다. 이 전 대표는 27일 탈당 뒤 신당 창당 계획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전 장관이 여당의 구심점이 되면서 이미 ‘이준석 신당’은 소멸 흐름이다. 괜히 끌어안았다가 분란의 불씨만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계파색이 옅은 의원도 “총선이란 큰 전쟁을 앞두고 내부 단합이 중요하다”며 “한 전 장관이 특정인을 쫓아다니면서 붙잡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함께했던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의 약칭) 가운데 김용태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기로 한 것도 친윤계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