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 같은 날 같은 장례식장에 누워 있다니 믿을 수 없어"
"고인 모두 반찬·김장·수해 자원 봉사 등 지역사회 위해 뛰신 분"
“크리스마스는 즐거운 날이 아니라 이젠 매년 악몽일 것 같아요. 어처구니 없어 눈물도 안 나요”
세종시 조치원읍 한 목욕탕에서 24일 전기 감전으로 3명이 유명을 달리한 가운데 한 유가족이 울먹이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넋이 나간 듯 힘없이 아직 믿을 수 없는 듯 그는 “평소 나이에 비해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건강, 활달하시고 늘 긍정적으로 재미있게 사시는 분이셨는데…”라며 “매년 남들은 즐거운 축제인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평생 제사를 지내야 한다니 먹먹하다”라고 울먹였다.
이어 “생전 언니 모습이 눈에 선하며 도무지 이런 일이 왜 생기는지 이해 할 수 없다”라며 “안전 검사도 통과한 목욕탕이라던데 정말 제대로 검사 했는지 의심이 들며, 정확한 원인 규명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문상객 A씨는 유명을 달리한 3명 모두 지역사회 봉사를 유난히 많이 한 분들이라고 기억했다.
그는 “언니들을 수십년 동안 보아왔고 3분 모두 남에게 주는 것을 좋아했던 언니들로 자기들도 70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나보다 더 어려운 분들이 있다며 반찬을 만들어 나누고 방재단에서 수해가 있으면 함께 일하던 분들이었다”라며 “최근에는 이웃 김장 봉사에서 마지막으로 봤으며 늘 웃으며 즐거운 에너지를 주는 분들이다”라고 전했다.
문상객 B씨는 “3분 모두 목욕탕을 좋아했고, 일요일 아침이면 서로 약속 하지 않아도 거의 같은 시간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셨다”라며 “그날도 그 목욕탕에 평소 함께 8명이 갔는데 5명이 다른 약속이 있다며 3명만 갔다가 일을 당했다”라며 슬퍼했다.
사고가 난 목욕탕은 1984년에 지어진 39년 된 3층 건물로 지하 1층은 여탕,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모텔로 사용됐다.
사고는 24일 오전 5시 37분께 났으며 소방본부에 따르면 목욕탕 여탕에서 ‘으악’ 소리를 들은 탈의실에 있던 목격자가 신고했다. 사고 직후 3명 모두 충북대병원, 청주하나병원, 세종충남대병원으로 각각 이송됐지만 모두 사망했다.
사고 당시 70대 사상자 3명 모두 온탕 안에 있었고 목욕탕 안에는 몇 사람이 더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고 직후 오전 6시 19분께 소방, 경찰, 전기안전공사 합동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사고 직후 목욕탕 관계자가 “욕탕 내에서 전기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라는 진술을 확보하고 전기 감전 사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