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한투증권은 이달 11일 국내 최초로 홍콩거래소에 파생워런트 상품 2종목을 상장했다. 홍콩증권거래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워런트(미리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150만 주와 중국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워런트 800만 주 등이다. 국내에선 주식워런트증권(ELW)으로 불리는 파생워런트는 구조화 상품의 한 종류다.
홍콩 파생워런트 시장은 올해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이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이다. 국내 ELW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한투증권은 한국과 베트남 시장 등에서 검증된 우수한 파생 트레이딩 시스템과 시장조성 역량을 바탕으로 홍콩 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 굵직한 글로벌 인수금융 거래에서도 한투증권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3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클리어레이크캐피털이 인수한 자산관리 솔루션 업체인 베타NXT의 인수금융 거래에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항공화물 회사인 아틀라스에어 인수금융 거래에서도 선순위 대출에 투자했다.
한투증권은 올해 초부터 글로벌 주요 금융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질적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사 스티펄파이낸셜과 합작해 설립한 ‘SF 크레디트파트너스’를 통해 미국의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글로벌 PEF 칼라일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발굴하는 경로를 확대하는 등 차별화된 글로벌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자본시장 투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한투증권은 지난 15년간 매년 홍콩, 싱가포르, 뉴욕, 런던 등 세계 곳곳에서 글로벌 기업설명회(IR)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 해외 기관투자가 간 교류의 장을 만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