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1992년부터 선정해 발표 내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뽑아 “1945년 이전 공적 그대로 인정해야” 과거 추천땐 재임 당시 논란에 제외
이승만 전 대통령(사진)이 ‘이달의 독립운동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국가보훈부가 1992년부터 선정해온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이 전 대통령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재임 당시 3·15 부정선거가 있었고, 이로 인해 촉발된 4·19혁명으로 하야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번 선정 과정에선 1945년 이전 조국 독립을 위해 힘썼던 공적을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평가가 우세했다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보훈부는 25일 “‘세계 속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대한민국의 독립을 세계에 호소하며 헌신한 독립운동가 38명을 ‘2024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며 “이 중 1월의 독립운동가는 이 전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보훈부는 이 전 대통령의 독립 관련 공적으로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을 지낸 점,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으로 1942년 한인자유대회를 개최한 점 등을 들었다.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 기념사업회 등으로부터 265명을 추천받은 뒤 보훈부, 광복회, 독립기념관, 근현대사 전공학자 등으로 구성된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위원회’가 선정한다.
1992년 1월부터 보훈부는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김상옥 의사를 시작으로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에 뽑은 ‘2024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 38명까지 총 501명을 선정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철저히 1945년 이전 독립 유공을 바탕으로 선정하는 것”이라며 “1945년 이전 독립운동가로서의 이승만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이승만은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고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精緻)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에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