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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동 하림 물류단지 조건부 통과… “대중교통 접근성 높여야”

입력 | 2023-12-27 03:00:00

서울시, 역사 설치비 분담 등 요구
58층 복합시설-주택 998채 등 예정
하림 “6.8조 사업비 마련 문제없어”




이르면 2029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한국화물터미널 부지에 하림그룹의 도시첨단물류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서울시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는 26일 하림그룹의 양재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조건부 통과’로 결론 내렸다. 지난해 11월 하림 측이 서울시에 계획안 승인을 신청한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대상지는 옛 한국화물터미널 부지인 양재동 225번지 일대인데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IC)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해 물류센터 최적지로 꼽힌다. 심의위는 약 8만6000㎡(약 2만6000평) 규모의 단지에 용적률(땅 면적 대비 건물 각 층의 바닥 면적을 합한 면적의 비율) 최대 800%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최대 지상 58층, 지하 8층 규모의 복합단지가 조성될 수 있다. 스마트물류센터 외에도 공동주택 998채, 오피스텔 972채 등도 들어선다.

심의위는 하림 측에 대중교통 접근성 향상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신분당선 역사 설치 비용을 하림 측이 분담하고, 신양재 나들목 설치 사업비의 하림 측 분담 비율도 올리도록 했다.

하림그룹은 2016년 해당 부지를 4525억 원에 매입해 물류단지 건설을 추진해 왔다. 2018년 서울시에 1차 투자 의향서를 제출하며 최고 70층 단지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서울시가 “시의 개발 방향과 배치된다”며 인허가를 거부했다. 2020년에도 서울시는 하림이 제시한 용적률 800%에 대해 400% 이하를 고집해 사업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감사원이 이후 하림 측이 청구한 공익감사에 대해 서울시에 ‘주의’ 처분을 내리며 다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서울시는 하림 측에서 조건을 이행하겠다고 밝힐 경우 내년 1월 말 물류단지 지정 승인 고시를 낼 계획이다. 이후 서초구 인허가를 거쳐 이르면 2025년 착공, 2029년 준공이 예상된다. 하림 측은 심의위 결과가 나온 후 “향후 승인 고시 절차가 남은 만큼 서울시와 잘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약 6조8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 마련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림 측은 “위치와 사업성 모두 우수해 투자 유치에 문제가 없고 자금조달 계획도 이미 (서울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양재동 부지를 활용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둘은 별개의 사업”이라며 선을 그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