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4시18분경 충북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눈썰매장에서 비닐하우스 형태의 보행통로 구조물이 무너져 10여명이 다쳤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크리스마스이브였던 지난 24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눈썰매장 시설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비번이었던 소방관이 시민들을 구조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가 구한 남자아이와 여성은 당시 중상자로 집계됐던 2명의 시민들이다.
7살 아들과 어린이코스에서 눈썰매를 타던 권 소방장은 별안간 ‘쿵’하는 굉음과 함께 비닐하우스 형태의 보행 통로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
사고 현장은 울음소리와 고성으로 아수라장이었다. 시민 10여 명은 구조물과 얼음에 깔린 상태로 뒤엉켜 있었다. 붕괴 중심부에는 앳된 남학생과 성인 여성이 겹겹이 쌓인 철골과 얼음에 눌려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권 소방장은 남학생을 먼저 빼내 주변 시민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맡긴 뒤 다시 구조에 뛰어들었다. 부근에선 잔해더미에 눌려 얼굴과 온몸이 새파랗게 변하고 있는 여성이 있었다. 하마터면 골든타임을 놓칠 뻔한 순간이었다. 권 소방장은 얼음과 철골 구조물을 맨손으로 전부 들어내 여성을 겨우 바깥으로 구조했다.
의식을 되찾은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병원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큰 지장은 없는 상태다.
권민호 소방장.(충북소방본부 제공)
권 소방장은 이날 구조작업 과정에서 다리에 피멍이 드는 등 상처를 입기도 했다.
2014년 소방관이 된 그는 과거에도 심폐소생술로 심정지 환자를 살려 ‘하트세이버(Heart Saver)’를 3회 받았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