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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주요국 무역장벽 강화시…수출 최대 10% 감소”

입력 | 2023-12-27 12:17:00

주요국 분절화 및 보호무역 강화에 수출 타격 우려
블록 간 무역장벽 강화·보호무역조치시 수출 10%↓




주요국들이 무역 장벽을 높일 경우 우리 수출이 최대 1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교역 분절화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요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최근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의 배경과 영향-BOK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윤용준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장과 손민규 차장, 남석모 과장, 이승호 과장, 최준 과장, 유지원 조사역 등 6명이다.

◆ 달라진 교역환경…주요국 보호무역 움직임

보고서는 글로벌 교역에 대해 1990년대 중반 이후 자유무역주의 확산과 중국의 WTO 가입 등을 계기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2010년대에는 선진국의 저성장과 보호무역 움직임, 중국의 글로벌 생산 거점 역할 축소 등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봤다.

주요 동인으로는 주요국들이 자국 내 핵심 산업 육성을 위해 산업정책 및 무역규제를 강화가 우선 꼽힌다.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자국 산업 경쟁력 확보 노력도 거론된다.

미·중 갈등 영향으로 지정학적 요인 고려에 따른 지역적 분절화도 지목했다. 해외 투자의 경우 미·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우방국(프렌드쇼어링) 또는 인근지역(니어쇼어링)으로의 투자가 증가한 반면 대중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투자·수출 중심에서 내수 활성화와 첨단산업의 자립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성장전략을 전환하면서 주변국들에 대한 파급 영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요 교역 환경 변화로 지목됐다.

◆블록 간 무역장벽에 보호무역조치되면…수출 최대 10%↓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에 대해 시나리오 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일부 국가에 대한 높은 수출의존도로 인해 글로벌 분절화의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지만 이와 동시에 수출 다변화에 따른 이득도 큰 것으로 평가했다.

우선 주요국들이 전기전자 및 운송장비 등 첨단 산업 자급률을 높이고자 수입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수출은 장기적으로 해당 산업을 중심으로 3% 내외 감소하며, 글로벌 수출은 약 2% 감소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주요국들이 두 블록으로 나눠 블록 간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블록 내에서도 보호무역조치가 시행될 경우 우리 수출은 최대 10% 감소하고 글로벌 수출은 4% 내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학과 기계, 전기 등의 수출 감소 폭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블록 간 분절화가 심화되는 가운데에도 블록 내 장벽은 완화되는 경우 우리 수출은 3% 중반 감소하면서 분절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상당폭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다변화 및 경쟁력 확보해야”

저자들은 최근의 글로벌 교역환경의 변화는 우리 경제에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수출은 일부 국가 및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분절화의 부정적 영향에 더 크게 노출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2010년대부터 수출시장 다변화에 대한 노력으로 미래 핵심 산업에서 높은 경쟁력도 갖췄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품목별·지역별 수출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 차장은 “기업들은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정부는 기업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여러 국가들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하면서 기업들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