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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채널A 제정… 제12회 ‘영예로운 제복賞’ 수상자 선정… 필리핀서 납치된 교민, 中조폭 위협뚫고 구출

입력 | 2023-12-28 03:00:00

大賞 윤종탁 송파경찰서 경감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2과 윤종탁 경감(46·사진)이 선정됐다. 2002년 순경으로 입직한 뒤 2012년 간부후보생 60기로 재입직한 윤 경감은 다년간 수사 부서를 거치며 보이스피싱 및 기획부동산 사기 조직을 여럿 검거했다. 특히 2020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3년 동안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로 근무하며 중국 범죄 조직에 납치된 한국인을 구출하는가 하면,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에도 기여했다. 윤 경감의 한국 복귀가 다가오자 교민들이 “근무를 연장해 달라”는 청원을 경찰청에 낼 정도로 교민 사회에서 인정받았다. 그는 “돌아올 때 교민들로부터 살기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무엇보다 큰 상이었다”며 “앞으로도 어디서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살해협박 받아도 교민 지킨다는 자부심에 용기 내”


영예로운 제복상 大賞 서울 송파경찰서 윤종탁 경감

윤종탁 경감(왼쪽)이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로 근무 중이던 올 2월 앙헬레스 지역에서 활동하던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현지 경찰과 함께 붙잡고 있다. 윤종탁 경감 제공

지난해 9월 필리핀 클라크의 한 공장 부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으로부터 “A 씨가 필리핀으로 취업하러 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말을 들은 윤 경감은 수소문을 통해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중국 범죄 조직 아지트에 있을 확률이 높다는 말을 들었다. 예상대로 A 씨는 필리핀 유흥업소에 취업하려다 중국 조직의 꼬임에 넘어가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뺏긴 채 감금돼 있었다.

윤 경감은 등줄기에 땀이 나는 순간으로 당시를 기억했다. 중국 조직원 12명은 윤 경감을 둘러싼 채 협박을 이어갔다. 필리핀 현지 경찰이 투입되려면 A 씨의 입에서 “도와 달라”는 말이 나와야 했는데 A 씨는 겁에 질린 나머지 “괜찮다”고만 했다. 대치 상황이 장기화되던 중 윤 경감이 기지를 발휘했다. 그는 “한국에서 수배당한 피의자라 꼭 데려가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A 씨를 구출해 냈다. 해외에서 위기에 처했던 국민을 12시간 만에 구해 대사관에 인계하자 다리가 풀렸다. 윤 경감은 “탈진 직전이었지만 납치돼 자칫 큰일 날 뻔했던 자국민을 고국에 돌려보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돌이켰다.

필리핀 앙헬레스 지역에서 2020년 7월부터 3년간 코리안데스크로 활약한 윤 경감은 현지 교민에게 ‘고마운 경찰’로 통한다. 윤 경감은 현지 근무 당시 1000억 원대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를 저지른 총책 등 현지 조폭 범죄 집단 21명을 검거하는 것에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앙헬레스의 3대 보이스피싱 조직이 와해되는 성과도 냈다. 영토 밖에서도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제복 입은 영웅들이 헌신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윤 경감은 “필리핀에서 살해 협박도 수차례 받았지만 교민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용기를 냈다. 앞으로도 어디서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