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광주 서구 하수관로 정비사업 중 KT 통신선이 훼손돼 상무지구 일대에 통신 오류가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해당 하수관로 정비사업 공사현장에서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광주 서구 제공) 2023.12.27/뉴스1 ⓒ News1
28일 KT와 광주 서구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32분부터 약 5시간 동안 상무지구(치평동) 일대의 여러 건물에서 KT통신망 마비와 인터넷 서비스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오류는 인근인 서구 화정동 하수관로 정비사업 중 작업자가 서구 일대와 전남 나주지역 광케이블을 건드리면서 발생했다.
KT는 사고 접수 뒤 긴급 출동해 순차적 복구에 나서 오후 6시20분쯤 통신이 가능하게끔 복구작업을 완료했다.
이날 KT 통신망 마비로 일상에 혼란을 겪은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상무지구에는 광주시청이나 광주가정법원 같은 행정기관이 몰려있을 뿐 아니라 병·의원과 식당, 카페 등이 대거 밀집돼 있다.
음식점 포스기기./뉴스1 ⓒ News1
인근 약국에서는 “KT 여기저기 전화를 해봐도 언제부터 업무가 가능한지 정확한 답변을 해주는 곳이 없어 답답했다”고 하소연했다.
이 경우 통상대로라면 불편을 겪은 시민들이 원인 기관을 상대로 보상 신청을 해 보상금을 수령할 수 있지만, 현재 KT와 광주 서구는 각자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KT의 경우 이번 공사를 진행한 ‘건설업체’ 혹은 ‘광주 서구’가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KT 측은 통신 가입 약정서를 보면 약관상 ‘외부적 요인(사고)으로 인한 오류에는 배상 의무가 없다’고 적혀 있다며 과실을 책임질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만일 피해가 커 보상을 받고자 한다면 피해자가 스스로 입증을 해 보상을 신청해야 한다며, 관할 구인 서구청에서 협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는 공사 시작에 앞서 먼저 KT에 “케이블이 여러 개 얽혀 있으니 이설이 필요할 것 같다”고 안내를 했고, 이설 비용 3300만원을 부담했다.
KT로부터 케이블 이설을 모두 마쳤다는 안내를 받은 뒤 공사를 시작했는데, 작업 중 추가로 광케이블을 건드린 후에야 그 존재를 인지했다고 주장한다.
KT가 공사 전 광케이블에 대한 안내를 해준 적도 없을 뿐더러, 이사 설비 비용까지 다 대줬는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28일 하루 동안 각종 피해를 호소한 상인들의 신고는 100여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아직까지 양 기관으로부터 제대로된 보상 약속을 받지 못했다.
이처럼 양측 기관의 입장이 계속 어긋난다면 보상 심의 역시 차일피일 미뤄져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의 몫이 될 전망이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