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똑똑한 시간소비’ 성향 디지털 콘텐츠선 중장년까지 확산 쇼트폼 광고, 2년뒤 1.4배로 성장 틈새시간 활용 사업도 활성화될듯
‘소비 시간의 효율성을 따지면서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하는 이용자.’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내년 디지털 서비스와 마케팅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시간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신조어 ‘시성비’가 꼽히고 있다. 60초 안팎의 짧은 ‘쇼트폼 콘텐츠’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틈새 시간 활용법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것이란 전망이다.
28일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의 ‘2024년 MZ세대가 주목할 디지털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디지털 시장의 핵심 경향 중 하나로 ‘똑똑한 시간 소비’가 꼽혔다. 일본에선 이미 지난해부터 10∼30대 중심으로 시성비와 비슷한 의미로 ‘다이파(タイパ)’가 등장해 널리 쓰이고 있다.
SK스퀘어 관계사인 디지털 광고 기업 인크로스가 올 9월 15∼69세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쇼트폼 이용률은 89.5%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쇼트폼 이용률은 8.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40∼60대 중장년 이용자의 10명 중 8명꼴로 쇼트폼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 플랫폼 나스미디어는 지난달 ‘디지털 미디어 및 마케팅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쇼트폼은 재생 시간이 짧으면서도 몰입도가 높아 다양한 서비스와 접목하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나스미디어에 따르면 올해 980억 달러(약 126조 원)인 글로벌 쇼트폼 광고 시장은 2025년 1440억 달러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들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는 “이용자들이 앞으로 시간을 ‘조각조각’ 나눠 관리하는 산업 규모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일본에선 대학생들이 강의가 비는 1∼2시간을 활용해 짧게 일하는 것을 중개하는 ‘다이미(タイミ)’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선 캐치테이블 등의 애플리케이션(앱)이 식당 등에서 예약뿐만 아니라 실시간 대기도 대행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바드 등 단순한 창작 업무를 돕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도 시성비 관련 산업으로 묶이고 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