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제외한 7명이 非정치인 민경우 “노인 너무 오래 살아” 논란 대한노인회 “즉각 사퇴, 韓 사과를” 민주당 “야당 탄압할 극우 위원회”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0대 이하와 비(非)정치인이 주축이 된 비대위를 28일 공개했다. ‘운동권 정치 청산’을 앞세워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울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위원장이 직접 인선한 지명직 비대위원의 평균 연령은 43.75세다. 다만 당내에선 “파격과 쇄신보다 대야 투쟁에 초점을 맞춘 인선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3명과 한 위원장이 인선한 지명직 비대위원 8명 등 비대위원 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정식 임명은 29일이다. 지명직 비대위원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초선·비례·43)을 제외하면 8명 중 7명이 비정치인으로 채워졌다.
한 위원장이 취임 수락 연설에서 강조한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 역할을 맡을 인사가 주로 포함됐다. 주사파 이론가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하다 전향한 뒤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세력을 비판해 온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58),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등 진보 진영에서 활동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 이후 야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회계사·54) 등이다.
나머지 3명의 비대위원 내정자는 보육과 노인, 청년 문제 전문가로 영입했다. 장서정 돌봄·교육 스타트업 대표(45), 노인 의료복지 전문가인 한지아 의정부을지대병원교수(45), 윤도현 자립준비청년지원(SOL) 대표(21)다.
민 대표는 10월 한 토론회에서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며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말한 것이 이날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민 대표는 이날 “젊은 세대의 사회적 역할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라며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민 대표를 즉각 사퇴시키고, 이런 실수를 저지른 한 위원장은 즉각 사과하라”고 했다.
박은식 대표는 10월 소셜미디어에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다.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을 바꿨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린 것이 알려져 ‘여성 비하’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한동훈 비대위’를 “극우 위원회”로 규정하며 “오직 야당 탄압을 주도할 극우 논객만 찾았느냐”고 비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