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팀 SK(현 SSG)는 2006년 연고 지역 선수를 뽑는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권을 동산고 투수 류현진(36)이 아닌 인천고 포수 이재원(35·사진)에게 행사했다.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데뷔 시즌부터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상을 모두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한 데 비해 이재원은 프로 9년 차가 돼서야 주전 포수가 됐다. 그러면서 야구팬들 사이에 ‘류거이’(류현진 거르고 이재원 선택)라는 표현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재원도 나중에는 ‘특급 대타’로, 또 주전 포수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면서 SK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18시즌이 끝난 뒤에는 4년 총액 69억 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는 물론이고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된 류현진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류현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11년 동안에만 1억3000만 달러(약 1683억 원) 넘게 벌었다.
류현진이 스토브리그 기간에 한화 복귀를 선택한다면 19년 만에 ‘류과이’(류현진과 이재원) 배터리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올 시즌 타율 0.091(44타수 4안타)에 그친 이재원은 SSG에 방출을 요청한 뒤 28일 한화와 1군 선수 최저 연봉인 5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는 2005년 청소년 대표팀에서 배터리를 이룬 적이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