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의미하는 낙찰가율이 2달 연속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부동산 시장 선행지표로 분류되기에 내년 부동산 시장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3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12월 1~29일 서울 아파트 경매 215건 중 64건(29.8%)이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80.1%로 전월(80.7%)보다 하락해 10월 86.7% 이후 내림세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맞아 수요가 몰리는 경우 낙찰가율은 100%를 넘기도 한다.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2022년 6월(110%)을 마지막으로 100% 아래로 내려왔고, 2023년 5월부터는 80%대에 머물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재건축 아파트에 수요가 몰렸던 이전 경매 시장과는 다른 분위기다. 이달 낙찰가율 10위 안에 포함된 아파트 중 강남 3구 소재 물건은 2건에 그쳤다.
오피스텔·빌라 등 비(非)아파트 시장에서 경매 낙찰가율 하락폭은 더 컸다. 전세 사기 우려, 역전세 등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1~29일 서울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76.10%로 2020년 9월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80%를 하회했다. 같은 기간 서울 빌라 낙찰가율은 78.80%로 6개월 만에 80% 밑으로 떨어졌다.
높은 이자 부담과 아파트 매수세 위축으로 전국적으로도 아파트 경매 물건이 쌓였지만 처리 속도는 느리다. 2023년 1~11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만468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5583건 대비 57.8% 늘었다. 하지만 월별 낙찰률은 8월(43.0%)을 제외하고 모두 40%대 미만이었다. 금리 인하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리는데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경매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시장금리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해 경매 시장에서도 저가 매물에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