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박정천 군정지도부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박정천 군정지도부장과 조춘룡 군수공업부장을 노동당 비서에 발탁했다. ‘국방력 강화’ 기조에 따라 군 핵심 인사들이 대거 약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이같은 인선을 단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당 비서로 뽑힌 박정천과 조춘룡, 전현철이다. 이 가운데 두명이 군 관련 핵심 인물로 분류된다.
조춘룡은 북한군의 군수를 담당하는 당 군수공업부장으로, 지난 9월 김정은 총비서의 방러에 동행하는 등 북한의 주요 군 인사로 오랫동안 활동한 인사다. 이번 인선으로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도 보선되는 등 역시 지위가 상승했다.
기존 당 비서인 조용원과 리병철, 리일환, 오수용, 김재룡, 박태성 등 7명 중 해임된 인물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의 정책을 책임지고 이행하는 노동당 기구인 비서국에 군 관련 담당자가 늘었다는 것은 북한이 밝힌 ‘국방력 강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남사업과 관련해 김 총비서는 “남반부의 전 영토를 평정하려는 우리 군대의 강력한 군사 행동에 보조를 맞추어나가기 위한 준비를 예견성있게 강구해나갈 것”을 당의 해당부문에 지시했는데, 박정천이 이 사업에 관여하며 총괄적으로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 국방과학원 출신의 전일호 전 군수공업부 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 군 인사들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보선되는 등 당 의사결정기구에 진출했다. 특히 전일호는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총장에도 임명되며 군사 전략 및 인재 양성에 기여하게 됐다.
조춘룡과 전일호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에도 오른 인물로, 북한은 올해 선보인 각종 ‘제재 무력화’ 조치를 인선에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이번 인사에서 고병현을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제2경제위원회는 북한의 군수경제를 총괄하는 자리다. 고병현은 과거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자 강계트랙터공장 지배인(2022년 ‘북한 주요 인물정보’)을 지낸 인물로 보인다. 이 공장은 북한의 대규모 무기공장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은 이번 인사를 통해 김재룡 간부부장, 주창일 선전선동부장, 주철규 농업부장을 임명했다. 전현철과 김철삼도 당 부장으로 임명됐으나 부서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김철삼은 당 중앙검사위원회 부위원장에도 임명됐다.
그외에 리철만을 내각부총리 겸 농업위원회 위원장으로, 김명훈을 내각부총리로, 김경준을 국토환경보호상으로, 국명호를 철도상으로 임명했다. 또 정무림 보건상, 리상도 채취공업상, 리충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김철원 중앙검찰소 소장이 임명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