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8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열렸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 날인 30일 회의에서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말했다. 조선중앙TV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대미·대남 관계에서 ‘고압적이고 공세적인 초강경 대응’을 위협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말 닷새간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전쟁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현실적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며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남북 관계를 ‘적대적이고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노선의 근본적 전환을 선언했다.
‘남조선 영토 평정’을 운운한 김정은의 초강경 노선 천명은 새해 북한의 한층 과감하고 난폭한 도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재작년부터 ‘강 대 강 정면승부’ 노선에 따라 거침없는 핵·미사일 도발을 일삼아 온 북한이다. 한반도 주변은 물론이고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둔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지난해 말 군사정찰위성까지 쏴 올린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공세적인 대결 노선을 걷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정은은 새해에도 정찰위성 3기 추가 발사와 해군 수중·수상 전력 강화, 각종 무인기와 전자전 수단 개발 같은 전방위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남북 관계를 더욱 거친 대결 국면으로 몰고 갈 작정인 듯하다. 김정은은 “남북 관계가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했다. 북한이 진작부터 남측을 향해 ‘대한민국 족속’ ‘대한민국 것들’이라 칭하며 조롱해 왔는데, 이번에 김정은은 한국을 ‘적대 국가’로 단언하며 통일전선부 등 대남 기구들의 정리까지 공식화했다. 이 같은 대적 선언은 무력시위 수준을 넘는 실제 군사 도발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정부와 군의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