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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학대로 다리 잃은 英 9세 소년, 최연소 훈장 받는다

입력 | 2024-01-01 03:00:00

혼자 의족-목발로 10km 걷기 도전
자기 이름 딴 재단 세워 32억원 모금
어린이병원 기부-학대 반대 운동도




친부모의 학대로 생후 6주 만에 양쪽 다리를 잃은 9세 소년 토니 허젤 군(사진)이 영국의 최연소 수훈자로 선정됐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오늘 발표된 찰스 3세 국왕의 새해 서훈 명단에 남동부 켄트 출신인 허젤 군이 올랐다”고 전했다. 허젤 군은 생후 40일경 친부모에게 폭행당해 사경을 헤매다가 한쪽 귀의 청력을 잃고 양다리는 모두 무릎 아래로 절단했다. 의료진은 “폭행 뒤 너무 오래 방치돼 상태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부모는 2018년 아동학대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다행히 허젤 군은 위탁 부모에게 입양된 뒤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2020년 당시 100세였던 톰 무어 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의료진을 위해 집 마당을 100바퀴 돌며 모금에 나선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자선활동에 착수했다.

같은 해 6월 허젤 군은 도움 없이 홀로 의족과 목발을 사용해 10km를 걷는 도전에 나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때 모은 150만 파운드(약 25억 원)를 어린이병원에 기부하기도 했다. 2021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세우고 아동학대 처벌 강화 운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모금액은 195만 파운드(32억원)에 이른다.

허젤 군은 “다른 아이들을 돕기 위해 한 활동이지만 신체적 도전 자체를 즐기기도 했다”며 “훈장을 받아 신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