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출산율로 50만 병력 유지 못해” NYT “흑사병 능가”이어 또 경고
병원 신생아실. 뉴스1 DB
“앞으로 한국 군대가 맞이할 가장 큰 적(enemy)은 바로 낮은 ‘출산율’이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해 12월 29일(현지 시간) ‘한국 군대의 새로운 적, 출산율(population math)’이란 기사에서 “한국군은 현재의 출산율 0.78명으로는 50만 명에 이르는 기존 병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저출생 문제로 인해 한국의 국방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한국은 지금의 병력 수준을 유지하려면 해마다 20만 명의 입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출생아 수는 남녀 통틀어 25만 명에 그쳤다. CNN은 “(신생아) 남녀 비율이 같다고 가정하면, 20년 뒤엔 12만5000명만 입대할 수 있다”며 “게다가 통계청은 출생아 수가 2025년 22만 명, 2060년 15만6000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는 2006년 67만4000명이었던 현역 군인을 지난해까지 50만 명으로 줄였다. CNN은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제에 근거해 작지만 정예화된 군대를 육성하기로 결정했다”며 “하지만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는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기술 중심의 정예화된 군대라도 어느 정도의 병력은 필수 불가결하다는 점이다. 영토 유지는 물론이고 전장에서 인공지능(AI)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을 운영 감독하는 것도 사람의 몫이다. CNN은 “국방부는 전체 병력 중 간부 비율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임관 지원자는 2018년 약 3만 명에서 2022년 1만9000명으로 수년간 줄어들었다”고 짚었다.
미 주요 매체는 최근 잇달아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우려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해 12월 초 칼럼을 통해 “한국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속도는 14세기 흑사병으로 유럽에서 인구가 감소했던 때보다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